할리팩스(Halifax)+40: 일요일 공원에서 콘서트가 열렸습니다. 海外生活



8월에는 2시부터 4시, 공원에서 콘서트를 합니다. 
장르는 다양하게 재즈부터 컨템퍼러리 락까지. 그런데 오시는 분들은 언제나 연령대가 좀 지긋하신 분들입니다. 

정자라고 표현하기에는 좀 애매하지만, 아무튼 정자 같은 곳에서 연주자들이 연주를 하면 그 앞에 늘어선 벤치에 사람들이 앉습니다. 하얀 머리가 송송 피어난 것이 목화꽃송이를 보는 것 같습니다.

저도 그 한켠 벤치에 앉아 햄버거나 롤, 도시락이나 쿠키를 먹습니다.


노인은 사랑하지 않는다 누가 그랬습니까. 음악에 맞춰 즐거이 춤을 추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있습니다.
그 춤사위 옆에 전동차를 탄 분이 조금 슬퍼보이는 것은 저의 기분일까요.

음악이 끝나갈 무렵 담은 한 컷에는 여름인데 문득 가을의 그림자가 보입니다. 
가을이 되면 이 공원도 더욱 조용해 지겠지요. 그런데 벌써부터 제 가슴에 외로움이 낙엽집니다. 

PS. 이날, 모래성 쌓기 컨테스트가 열렸다는데 아침 날씨가 흐려 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오후의 날씨는 이렇게도 화창하네요. If you don't like Halifax's weather, just wait 10 Min.

할리팩스(Halifax)+39: 요가와 페리에서 일상이 시작됩니다. 海外生活


얼마전까지만 해도 아침에 일어나면 또 다른 여행이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아침에 일어나면 일상이 시작되겠지요.
반복. 그리고 의무. 반갑지만 그와 동시에 지루한 것들.

일어나면 거실에 요가매트를 펴고 유튜브의 동영상을 보며 20분간 요가를 합니다. 가구라고는 어제 산 전등 밖에 없는 거실은 빨래를 말리고 운동을 하는 곳일 뿐, 손님도 소파도 없습니다. 

 월요일 부터 어학원에 다니면 페리도 일상이 되겠지요. 여름이든 겨울이든 눈이오나 비가오나 이제 8시에는 페리에 타서 할리팩스로 '가야합니다.' 그 페리의 풍경, 지금은 탈 때마다 눈이 부신 하늘과 폭신한 구름에 감탄사가 나오고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겠지만 아마 어느 순간이 되면 옆 자리에 앉은 아저씨의 표정처럼 심드렁해질 때가 올 것입니다.

그리고 베링톤 스트리트(Barrington St)에 있는 어학원 앞의 스타벅스에 가서 커피를 한 잔 사 마시겠지요. 제 한달 용돈의 대부분은 커피값이 될 것입니다. 아마도 아메리카노를 마시겠지요. 아마도 그란데 사이즈겠지요. 그리고 밀크와 시럽은 넣지 말아 달라는 표현은 영어로 유창하게 쓰게 되겠지요. 매번 반복할 테니까요.



이런 생각들이 토요일 눈을 뜨고 자기 위해 눈을 감을 때 까지 깜빡깜빡 신호등의 보행신호 마냥 머리를 오락가락합니다.

저는 아쉬움의 한숨을 쉬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습니다.


할리팩스(Halifax)+37:어학원에서 배치고사를 봤습니다. 그리고 라자냐... 海外生活


 8월17일, 그러니까 어제 일입니다. 한국과 캐나다의 시차로 지금 저는 8월18일 오후에 살고 있습니다. 이제, 포스팅을 하는 시점과 실제 사건 발생시점의 간극이 없어질 터이니 좀더 편하게 글을 쓸 수 있겠네요.

여하튼, 저는 어제 어학원 배치고사를 보았습니다. 이곳에는 꽤 많은 어학원이 있지만 저는 그 중에서도 한국인이 제일 적은 것으로 알려진 조금 오래된 곳을 선택했습니다. 

 중국 언어연수 시절, 부족한 중국어라도 할 수 있게 된 것은 중국어를 사용할 수 있는 기회를 최대한 많이 얻으려고 노력했기 때문입니다. 한국인이 주변에 많으면, 아무래도 한국어를 사용할 수 밖에 없지요. 힘들어도 많이 말하고 듣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습니다. 

 대학시절 교수님이 그랬었습니다. 병과에 비교한다면 어학을 배우는 것은 보병에 해당한다고. 멀리서 포를 쏘는 잔머리를 굴려도 안되고 - 참고로 저 포병 출신입니다. - 튼튼한 탱크로 유유히 돌파하는 것도 안된다고. 벙커에서 쏟아지는 굴욕감, 창피함을 몸으로 받아가면서 쓰러져도 또 일어나 전진하고 전진하고...이걸 반복해야 배울 수 있다고 말이죠.

 지금 생각해도 사상은 참으로 고루하신 분이지만 학습법은 반박할 수가 없습니다.

 9시30분 시험. 혹시 지각할까 미리 할리팩스로 넘어가 잘 안마시는 커피도 마셔둡니다. 커피와 코스트코 쿠키의 조합은 여기서도 가격대비 성능비가 상위권이네요. 약간 긴장한 마음에 일기도 쓰고 영어표현도 머리에 떠올리며 시간을 보내다, 10분전에 어학원 건물로 향했습니다. 

 사지선다와 빈칸 채우기, 듣기로 구성된 시험은 1시간20분의 시간이 주어졌고 저는 1시간 4분이 소요되었습니다. 컴퓨터로 시험을 보았기에 결과를 바로 알 수 있었고 저는 6레벨 클래스에 배정받았습니다. 이곳 대학에 지원하려면 7레벨 클래스를 통과하면 되니, 제 미천한 영어 솜씨치고는 시험을 꽤나 잘 본 듯 합니다.

 그 뒤 등록을 위한 서류작성과 신분확인, 보험 관련 이슈를 논의하고 - 이곳에서 학교 혹은 학원에 가려면 어찌되었든 보험이 있어야 합니다 - 내야하는 학비와 입금계좌 은행 정보를 확인하고 어학원을 나섰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유학원을 통해서 오지않은 저에게는 중간 커미션을 제한 금액으로 할인을 해 주었던 것입니다. 그 할인폭이 꽤나 크더군요. 어학원들이 유학원들에게 꽤나 많은 돈을 지급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문에 따르면 벤쿠버나 기타 다른 도시에 비해 할리팩스의 어학원이 알려지지 않은 이유는, 이곳의 보수적인 어학원들이 유학원에게 커미션을 주는 것을 극히 싫어하기 때문이라고 들었습니다. 

 여하튼, 그렇게 볼일을 보고 다시 집으로 들어온 저는 시험으로 인한 긴장이 풀려서인지 그대로 늘어져 버렸습니다. 거실에 놓을 등이 택배로 왔었고, 청소를 했고...

 저녁으로 라자냐를 아내가 만들어 먹었습니다. 오븐이 아니라 주철냄비에서 만들어 보았는데 꽤나 맛있게 나왔습니다. 여기와서 한국보다 더 잘 먹는 것 같은데 살은 오히려 4킬로그램이나 빠졌습니다. 까다로운 식단관리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서빨리 어학원에 나가서 공부를 하고 싶네요. 집에서는 도통 공부가 안됩니다. - 압니다. 비겁한 변명이란것을 - 하지만 그 전에 보험과 학비교부와 관련된 이슈를 처리해야 겠지요...

할리팩스(Halifax)+35: 맥코맥스비치(MacCormacks) 주립공원에 다녀왔습니다. 海外生活


 2일전, 그러니까 화요일이었네요.

8월이 다 가기전에 바다에서 수영 한번 해보고 싶어서 버스로 갈 수 있는 가까운 해변으로 나들이를 갔습니다. 그곳이 바로 맥코맥스비치 주립공원이었습니다. 

 공원 입구에서 보이는 한적한 어촌의 풍경. 피셔맨즈 코브(Fisherman's Cove)라고 하네요. 한국의 어촌과 꽤나 다른 풍경에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맑은 하늘에 넓은 구름이 지나가고 다시오고를 반복했던 날씨였습니다. 그 구름과 시원한 바닷바람 덕분에 해는 짱짱했지만 그럽게 덥지 않아 걷기 좋은 날이었습니다. 동네를 지나 나무로 깔아놓은 길을 따라가면 가을이면 갈대가 무성할 것 같은 모래톱을 통과하게 되고 그 끝에 작은, 아주 작은 해변이 있습니다. 그곳에 팻말이 하나 붙어 있습니다. Swim at your own risk. 뒷일은 책임지지 않을 것이니 수영을 하려면 하시던가. 뭐, 그래도 수영은 할 수 있으니 목적지에 도착은 한 것 같네요.

 하지만 물에 발을 담그는 순간 저는 도로 튀어나왔습니다. 8월의 바다인데 어찌나 물이 차가운지. 과연 주변에는 수영하는 사람 하나 없고 낚시를 하거나 해변에 누워 일광욕을 하거나 책을 읽는 사람들 뿐이네요. 저도 수영을 포기하고 긴 수건 한 장에 벌렁 드러눕습니다.

 시간이 좀 지나자 보모? 혹은 선생님을 보이는 여성분들이 십여명의 아이들을 데리고와 해변에 풀어 놓습니다. 조용하던 해변은 삽시간에 놀이터로 변합니다. 물에 들어가는 아이, 삽으로 해변에 이리저리 구멍을 뚫는 아니, 물을 퍼서 뿌리는 아니, 그 와중에 혼자 조용히 책을 읽는 아이 등등 다양한 그들의 행위에 저는 재미있었습니다만 낚시꾼들은 꽤나 신경이 쓰일 것 같더군요. 점심때가 되자 아이들은 점심을 먹으러 사라지고, 다시 해변에는 정적이 내려앉았습니다.

 저는 조금 졸다 다시 일어나, 이번에는 낚시꾼 구경을 했습니다.

 대부분의 낚시꾼들은 주변에 거주하는 일반인으로 보였습니다. 위와 같이 애들에게 작은 낚시대를 안기고 자기도 낚시를 하는 어머니도 있었고, 약~간은 전문적인 장비를 갖춘 듯 했지만 계속 빈 줄만 끌어올리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와중에 수영복만 입고 등장한 할아버지. 낚시하는 포즈나 동작에 여유가 넘치고 줄을 던지는 모습이 물 흐르듯 군더더기가 없다 싶더니...

 5번 던지면 3번은 물고기를 낚아 올립니다. 그리고 낚아 올리면 한 번에 네다섯 마리를 잡아내시더군요. 저 뿐만 아니라 주변의 모든 낚시꾼들이 부러운 표정으로 처다봅니다. 그런데 잡은 물고기 중 거의 대부분은 다시 풀어주시더군요.

 그렇게 자기를 처다보는 사람들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고기가 필요할 것 같으면 자기가 잡은 고기를 아낌없이 다른 사람의 물통에 넣어주시더군요. 저도 저 할아버지만큼은 아니더라도, 하루 먹을 고기 정도는 낚을 수 있을 수준까지는 낚시를 배우고 싶어졌습니다.

  돌아오기 전에 찍은 해변 건너편 섬의 모습입니다. 롤러 아일랜드(Lawlor Island)라고 하는데요, 1950년 마지막 가족이 저 섬에서 떠난 이후로 아무도 살지 않는 버려진 섬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 이후 맥코맥스비치 주립공원에서 관리는 하지만, 사람들의 출입은 금하고 있다고 하네요.

 돌아오는 길에 놓인 벤치에서 발견한 내용이 흥미있어서 담아봅니다.

로버트 찰스 스센퍼. 1938 - 2007. 
한 사람의 남편이자, 아버지이자, 할아버지. 그리고 친절했던 사람. 
암은 참 지랄 같은 것이지.

 돌아가신 이를 기리기 위해, 아마 가족들이 그의 이름으로 이 벤치를 이 공원에 기증한 듯 합니다. 그렇게 고인의 이름과 사연을 간단하게 담은 벤치가 공원 여기저기에서 오가는 사람들에게 쉴곳을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자신의 이름을 죽어서도 남기는, 이렇게 효과적이고 경제적이고 뜻 깊은 방식이 있었다니. 저도 명당자리에 금칠한 무덤 만들지 말고 이렇게 벤치나 만들어서 공원에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렇게 또, 결국 물에는 못들어갔지만 의미있는 하루가 지나갔습니다.


할리팩스(Halifax)+33: 허브 수경재배를 시작했습니다. 海外生活


 한국에 있을 때 이미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서 설계 및 운영 방식에 대해서는 눈대중으로나마 자신이 있었습니다. 예상치 못했던 것은 재배작물의 뿌리를 고정시킬 하이드로 볼(Hydro Ball)을 구할 수가 없었다는 것 정도겠네요. 

 그리하여 도착한 뒤 한 달이 지나서야 구상했던 수경재배 장치를 제 책상위에 만들어 올릴 수 있었습니다.

 바질은 파머스 마켓에서 총 네 팟에 10 CAD에 샀습니다. 바질 잎을 한 봉투에 5~8 CAD에 팔고 있더군요. 사서 먹는 것 보다 키워 먹는 것이 훨씬 경제적입니다. 전함모양을 한 연필깎기와 1차 대전의 영국군인 토기, 그리고 이집트를 연상시키는 뒤의 그림은 그냥 장식입니다.

 허브를 심기 전 미리 세팅 해 둔 모습입니다. 식물 재배용 등은 한국에서 사용하던 것을 어렵사리 싸들고 왔습니다. 많은 식물 재배등이 파란색이 강해 책상조명으로 쓰기힘든 반면, 이 등은 책상 조명으로도 쓸 수 있어서 제가 매우 아끼는 물품 중 하나입니다. 사진 상단에 보이는 동그란 기기는 온습도 측정기 입니다. 싼 모델도 있지만 왠지 이것 만큼은 호사를 부리고 싶어 요트에 장착하는 종류로 샀었습니다. 적정습도와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온습도기는 구비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습도는 80% 전후로, 온도는 18~23도 정도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산소 공급기는 한국에서 가져온 것이고, 물을 담아두는 용기는 달라이라마에서 산 일반 화분의 아래 구멍으로 스티커와 촛농으로 때워서 만든 것입니다. 2~4 CAD 정도 들었죠. 덮개는 미술용 폼보드를 사서 칼로 모종 용기 크기만큼 구멍을 내어 만들었습니다. 가장 왼쪽의 뚜껑 덮힌 구멍은 산소코드를 넣고 물과 영양제를 손쉽게 부을 수 있도록 만든 공급구멍 입니다. 

 결론적으로, 등과 산소 공급기를 제외한 나머지는 비교적 쉽게 근처 슈퍼에서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어제, 코스코에 갔다니 정말 큰 재배등을 판매하기 시작했더군요. 허허...마리화나 합법화의 여파가 아닌가 싶습니다.

 여하튼 허브는 자체생산 체제를 갖추었으니 앞으로 식탁이 보다 풍성해 지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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