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날의 등대는 한가롭습니다.(HLFX+135) 海外生活


 아내의 프랑스 친구가 놀러온다고 합니다. 찾아온 손님을 집에만 둘 수는 없어 같이 갈만한 장소를 찾아 이 날은 조금 멀리 떠나 봅니다. 노바스코샤에 찾아온 분들 백이면 백, 이 곳을 찾는다고 하는 페기스 코브(Peggy's Cove)를 가 보았습니다.

 차로 한시간 반, 남으로 남으로 주욱 뻗은 2차선 도로를 달리다 보면 길 옆으로 흩어지던 숲과 호수가 사라지면서 어느덧 동그랗게 쓸려간 돌들이 옹기종기 햇볕을 쬐고 있는 해안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 위로 드문드문 선명한 원색으로 지붕을 올린 집들이 버섯처럼 솟아올라 있었습니다. 여름이면 사람이 있을 법도 했을 마을은 조용히 문을 닫고 한 숨을 돌리고 있었고 그 주변을 때 늦은 유랑객들이 서성이고 있었습니다. 한가로운 풍경이었습니다.

 마을길을 걸어 조금더 해안으로 다가가니 빨간 팔각 모자를 쓴 하얀 등대가 눈에 들어옵니다. 등대 주변에는 햇볕이 따뜻하게 데우는 바위 위에 사람들도 보였습니다. 역시, 한가로운 풍경입니다.

 저는 조용히 등대로 다가가 그 하얀 벽에 손을 올려 봅니다. 이제는 사람이 아닌 기계가 불을 비출 터인데 등대에는 아직도 사람의 온기가 느껴지는 듯 했습니다. 바위에는 파도가 퍼올린 물이 햇볕을 머금어 설탕처럼 반짝 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의 웃음과 탄성이 그 설탕에 버무러져 추억이 되고 있었습니다 . 필요할 때 하나하나 꺼내어 단맛을 볼 수 있는 사탕처럼 사람들은 추억이란 이름의 사탕을 보이지 않은 유리병에 담고 있었습니다. 언제 무슨 일이 찾아올지 모르는 인생, 사탕 한 두병은 챙겨 두어야 하겠지요.

  돌아오는 길, 두서너 시간의 운전으로 피곤할 만도 한데 한알한알 꺼내먹는 오늘의 추억에 시간가는 줄도 몰랐습니다. 이런 기분에 운전을 하는 것일까요. 벌써 다음에는 어디로 가 볼까 아내와 두런두런 이야기를 합니다. 다음에는 어떤 길 위를 달리고 있을까요.

자동차와 나의 애증 관계(HLFX+126) 海外生活

 
 어학원을 그만두면 여유시간이 더 생길 줄 알았는데 몇일 전에 구매한 차가 이래저래 시간을 잡아 먹고 있습니다. 

 추워지는 날씨에 양손 가득 물건을 채운 장바구니를 들고 한 시간 가량을 오고 가야하는 신세가 처량하여 구매한 차는, 다가오는 겨울에 대비해 겨울용 타이어도 바꿔 끼워줘야 했고, 임시 번호판도 바꿔줘야 한다고 하며, 제설용으로 뿌린 소금에 차 바닥이 녹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러스트 코팅(Rust Coating)도 해 줘야 하네요. 같은 운명에 처한 차량이 많은지 - 당연히 - 코스트코의 타이어 교체 서비스는 12월 15일까지 예약이 차 있는 상태였고, 녹 방지 코팅을 저렴한 가격에 하기 위해 고속도로를 타고 15분이나 교외로 나가야 했습니다. 

 사실 이 모든 것이 차 몰고 휙휙 하면 쉬운일이 아니겠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저에게 이 차는 인생의 첫 차인지라 아직 저는 운전이 꽤나 고달픕니다. 운전을 할 때마다 검치호를 앞에 둔 원시인 마냥 바짝 긴장하고 달린다고 생각해 보시면 아실 겁니다. 얼마나 피곤한지. 회전교차로만 만나면 눈은 핑핑 돌고, 길 가에 주차된 차만 봐도 심장이 쿵쿵 뛰기 시작합니다. 혹시 긁으면 어찌할지 노심초사 하면서 천천히 가다보면 어느새 제 뒤로 꼬리를 물고 차가 늘어서 있고 저는 미안한 마음에 절로 목이 움츠러 들더군요. 

 그래도 이 곳 사람들은 친절해서 그런지 저의 이런 꼴을 보고도 경적 한번 울리지 않더군요. 답답해서 추월해 나가는 사람도 있었지만 그래도 한국처럼 손가락질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덕분에 이제 겨우, 달리면서 컨트리 음악을 들을 정도의 여유는 생겼습니다. 옆에서 아내가 이리저리 가라고 길을 알려주지 않아도 구글의 길안내 서비스를 떠듬떠듬 들으면서 좀 먼곳으로 갈 수 있게도 되었고요.

 눈이 오기 전, 어느 외딴 곳에 있을 바다와 등대를 찾아 차를 몰고 떠나는 제 모습을 그려봅니다. 그때는 아내와 여유있게 이야기도 하고, 창 옆으로 흐르는 좋은 바다를 슬쩍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운전면허 보유자를 찾는 일자리에도 망설임 없이 지원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런 모습을 상상하면서 멋적게 웃음을 짓는 저의 옆 창문 밖으로, 주차장에 홀로 앉아 비와 바람을 맞고 있는 제 차가 보입니다. 

 내일 아침에는 수건으로 그 젖은 얼굴이라도 좀 훔쳐줘야 겠습니다.

캐나다의 첫가을은 참 우중충 합니다.(HLFX+117) 海外生活


 한국을 떠나 캐나다에 온 많은 분들 중에서 자기 생활에 대해 이야기하는 분들은 이 곳 생활이 한국과 어떻게 다르고 또 그로 인해 자신들이 얼마나 만족하고 있는지 이야기 하곤 합니다. 요는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한다는 것이지요. 불만이 있는 사람들, 현 생활에 만족하지 않는 사람들은 굳이 그걸 이야기 하지는 않겠지요. 나 지금 상황이 좋지 않다는 이야기를 굳이 왜 하겠습니까. 

 하지만 저는 오히려 그 상태가 되고나니 이 기분을 기록해 두어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꽤나 오랜기간 동안 여기를 내버려 두었으니 뭔가를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요. 잡초를 뽑는 마음으로. 얼룩이 진 화장실 거울을 대충이나마 얼굴 닦은 수건으로 닦아내는 마음으로 말입니다.

 가을이 되자 할리팩스의 기온과 일조량은 바닥을 향해 질주합니다. 여름의 그 아름다운 날씨를 돌이키면 정말 놀라울 정도로. 그리고 사람들의 기분도 역시 바닥을 칩니다. 수많은 상황 중, 어학원을 가는 아침 등교길을 예로 들어 볼까요. 버스를 타는 사람들의 얼굴은 대부분 구겨져있고 웃는 사람 보기 힘듭니다. 울음을 잔뜩 머금은 하늘이 비라도 뿌리면 서양 사람 특유의 체취와 비냄새가 뭉긋뭉긋 좌석 곳곳에서 올라오고 표정은 더 구겨지는 것이죠. 출근을 하기 때문에 이런 표정이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여름에는 훨씬 더 자주, 운전사에게 던지는 쌩큐소리를 들었던 것 같거든요. 가을이기 때문인 것이죠.

 저 또한 예외가 아닌지라 쓸데없는 연민과 고민에 잠을 못 자거나 혹은 쓸데없이 잠만 많이 자고 있습니다. 이것 저것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이 즐거워 다녔던 어학원도 공사 하는 소리에 수업에 지장이 생기고 맘에 들었던 선생이 맘에 들지 않았던 선생으로 바뀐 뒤 부터 영 신통치 않습니다. 그래서 집에서 하는 영어 공부는 겨우 숙제만 하는 수준이 되었지요. 새로운 것을 시도할 때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차도 사고, 이제는 일을 찾아 나서려는 것이지요.

 우중충한 기분이 저를 더 끌고 내려가기 전에 뭔가를 좀 해야 겠습니다. 어학원은 그만 두고 무료 회화 모임을 찾아 봐야 겠습니다. 파트타임 아르바이트를 좀 더 해도 될 것 같고요. 그리고 어찌 될지 아무도 모르지만 차장사를 하든 음식 장사를 하든 자기 사업도 준비도 해보고 싶습니다.

 해보고 싶다는 생각만 하다가 또 끝날건가요. 모를 일입니다. 다만 이 우중충한 기분이 그래도 뭔가 해야하지 않겠냐는 생각을 들게 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볼 수도 있겠네요. 아, 그리고 또 하나 뭐라고 끄적이게 만들었다는 것도 큰 공이겠네요. 

 누가 그랬던가요. '끝없이 펼쳐진 옥수수, 그리고 또 옥수수. 그 덕분에 나는 글을 쓰는 것 말고는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었기에 여기까지 글을 써 올 수 있었다.' 우중충한 북미 대륙의 가을, 저는 무엇을 하면서 어떻게 지내야 할까요.

켄트빌의 프린트 프레스 워크샵에 다녀왔습니다.(HLFX+101) 海外生活


 가을덕에 어디론가 나가 바람이라도 쐬고 싶었는데, 이날 아내가 아나폴리스 벨리 근처에서 프린트 프레스로 예술하는 사람들의 워크샵이 열린다고 같이 가자고 했습니다. 그 덕에 새벽부터 일어나야 했지만, 단풍과 높은 하늘을 다른 장소에서 즐길 수 있다는 생각에 몸은 힘들어도 기분은 매우 좋았습니다. 

 NSCAD에서 주최한 행사라서 그런지 캐나다 사람답지 않게 신경을 쓴 듯 했습니다. 일단 버스가 좋았습니다. 빵빵한 와이파이, 편한 좌석, 심지어 제일 뒤에 화장실까지 딸려 있었습니다. 그것뿐만이 아니었습니다. 공짜커피와 생강과자를 무제한으로 제공! 본토의 생강과자는 정말...맛이 있었습니다.

 이윽고 차가 출발하고 익숙한 거리를 지나고 약간 따분한 고속도로를 달리는가 했더니 황금빛 벌판이 창을 가득 채웁니다. 말과 소과 유유히 들을 거닐고, 그 사이로 가끔 바다가 보였다 말았다 지나갔습니다. 하늘은 더할나위 없이 맑았고 약간 서늘했지만, 바삭바삭 소리가 날는 듯한 태양이 우리를 보듬어 주었습니다. 이 날씨가 뭐라고. 이 날씨가 나에게 해 주는 것이 뭐라고 이것만으로 기분이 좋아지는지. 그러게 한시간 반 가량을 달린 버스는 이윽고 작은 마을로 들어섰습니다.

 마을로 들어선 우리는 바로 환상적이고 아름다운 프린트 프레스 작품을 감상할 수...있었으면 좋았겠지만 그게 아니었습니다. 버스에서 내린 우리는 머리가 절로 바닥으로 떨어지는 프레스 장인들의 대담을 장장 두 시간가량 들어야 했습니다. 내용을 알아들으면 재미도 있을 법한데 이 사람들이 하는 영어는 도대체 뭔 소리인지 알 수가 없더군요.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생소한 전문영어에 뇌가 두들겨맞아 타올을 던지기 직전, 대담이 끝났습니다! 뜨끈한 커피와 달콤한 사과파이, 그리고 집에서 가져온 짭짤치즈한 샌드위치를 우걱우걱 먹어서 기운을 차린 우리는 워크샵 장소로 향했습니다.

 3D 프린터가 나와 입체로 사물을 찍어내는 판국에 이 사람들은 소방서 크기 정도의 건물에 틀어박혀 몇 백 킬로그램이나 나가는 기계를 만지작 거리면서 만물에 행복한 뭇음을 띄고 있었습니다. 뭐, 백년전의 탱크나 무기를 보고 흥분하는 저는 그 사람들의 기분을 이해합니다. 세상의 효율과 동떨어진 장난감 만큼 매력적인 물건은 없지요. 게다가 이 워크샵에서는 사람들이 직접, 공짜로(!) 그 프레스로 이런 저런 포스터와 글씨를 찍어 볼 수가 있었다는 것이 큰 매력 이었지요. 몇몇 젊은 예술가들은 이 체험으로 프린트 프레스 아트에 입덕할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들의 황홀한 눈빛. 등사기를 어루만지는 그 손길. 참, 세상에는 별 사람들이 다 있습니다.

  그렇게 만들어낸 그들의 작품은 따뜻했습니다. 그리고 사람냄새가 났습니다. 뭔소리인가 하니, 매번 그들이 찍어내는 작품은 같지만 다릅니다. 어떨때는 잉크가 여기 좀 많이 묻을 수도 있고, 색이 약간 변할 수도 있지요. 눈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소수점 이하의 밀리미터 정도로 선이 기울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부족함이 매번 찍어내는 그 작품에 개성을 부여합니다. 네, 이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과 같지요. 그래서 그 커다란 철덩이로 눌러낸 포스터와 화보에서 예상치 못한 인간미를 느낄 수 있는 것이지요. 

 그런데 작품에서 인간미를 느끼는 건 좋은데 그 향기에 취한 아내가 화보를 백달러 어치나 산 것은 예상외의 아픔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렇게 아내는 이런 저런 기계에서 공짜로 여러 체험을 하고, 남녀노소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예술'을 논했습니다. 기계의 구조와 이렇게 큰 기계는 어떻게 고칠까 같은 생각을 하던 저는 한 시간 정도 지나가 그곳에서 흥미를 잃고 밖으로 나와 바로 옆에 있는 하드웨어 샵에서 낚시대나 바베큐 그릴, 다양한 종류의 못과 자물쇠 따위의 가격과 제원을 보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돌아가는 버스가 출발하기 전까지 저와 아내는 작은 마을을 걸으며 그녀가 본 작품과 내가 본 장작으로 떼는 스토브에 대해서 건설적인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할로윈이 다가오는 마을 여기저기에는 호박 머리를 한 인형이 마당마다 서 있었습니다. 그 호박 인형들은 행복해 보였습니다. 그리고 프린트 장인들도 행복해 보였습니다. 돈 걱정, 미래 걱정 없이 살아가는 그들을 보며 저도 이 곳에서 행복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때로는 야행성이 될 필요가 있습니다.캐나다 사람도 예외는 아니지요.(HLFX+94) 海外生活


 해가 지기도 전에 가게들이 문을 닫는 이 곳에서 밤은 심심한 시간입니다. 하지만 연중 몇 번, 클럽에서 죽고사는 사람들이 아닌 일반인들도 늦은 밤을 즐기는 시간이 있으니 바로 Nocturne Art 페스티벌이 열리는 날입니다. 단 하루, 해가 진 저녁부터 자정이 넘는 시간까지 핼리팩스의 많은 건물들과 거리에 평소에는 볼 수 없는 다채로운 일(?)들이 벌어집니다.

 공원 가운데에 위치한 정자는 등대와 메시지 보드로 변신, 번쩍이는 전구와 함께 의미를 알 수 없지만 의미심장해 보이는 메시지를 어둠속에 뿌려댑니다.

 알 수 없는 연기가 거리에 가득합니다. 안개도, 최루탄도, 불이 난 것도 아닙니다. 그저 연기가 뿜어져나오는 커다란 기계가 윙윙거리며 돌아가고 그 사이로 사람들의 그림자가 어릿어릿 흩어지고 기묘하게 꺾이는 모습이 보이는 것 뿐입니다. 하지만 어두운 거리에서 흐릿하게 모였다 흩어지는 사람들의 그림자는 방황과 상실감, 휘청이는 현대인의 모습을 생각하게 합니다. 저처럼 둔해빠진 인간도 그런 생각이 들게 만드는 걸 보니 역시 예술하는 사람들은 그래서 예술 한다는 이야기를 듣는가 봅니다. 그러고 보니 이번 '야행성 축제'의 주제가 Vanished라고 하더군요?

 물론 도무지 의미를 알 수 없는 것들도 있습니다. 멀쩡한 구급차를 주차장에 세워놓고 그 안에 이런 저런 작품을 걸어 놓습니다. 사람들이 모여듭니다. 왜? 구급차를 구경하기 위해서이지요. 이 작품은 작품 그것 만으로 무언가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일까요 아니면 구급차와 같이 존재하기에 의미를 가지는 것일까요. 정말 구급차는 일종의 미끼인 것일까요. 도통 알 길이 없습니다. 저는 아무 생각없이 구급차만 구경하다 나왔습니다.

 심야의 자연사 박물관에서 그 박물관의 마스코트 거북이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움직임이 하나도 없어서 박제인줄 알았는데 박물관을 돌아보고 나오는 길 다시 찾아간 그 거북은 다른 곳으로 옮겨 앉아 아무일도 없었는 듯이 시치미를 떼고 있었습니다. 

 이번 행사에서 많은 교회가 반강제(?)로 용도 변경되었습니다. 어떤 교회는 핼리팩스 대폭발을 묘사한 애니메이션을 상영하는 극장이 되었고, 어떤 교회는 공중묘기를 보여주는 무대가 되었습니다. 홍등가를 연상시키는 묘한 붉은 색과 몸을 이리저리 비틀면서 천을 따라 오르내리는 무희들의 모습은 교당 내부의 인테리어로 인해 더욱 관능적으로 보였습니다. 한국이라면 이런 공연을 교회에서 하기는 힘들었을 것인데, 용케 허가를 받았다는 촌스러운 생각이 머리를 먼저 지나갔습니다. 그러고 보니, 공연내내 울려퍼지는 음악도 교회 오르간으로 연주하는 것이었군요.

 이날 행사 중 개인적으로 가장 멋있었다고 생각하는 공연이 바로 이 할아버지들의 합창이었습니다. '노바스코티아의 목소리'라는 직관적인 이름을 가진 이 분들의 목소리는....할아버지들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맑고, 아름답고, 달콤했습니다. 그레고리안 성가대가 팝송과 같은 편한 노래를 부른다고 생각하시면 될 듯 하네요. 즐겁게, 씩씩하게 노래를 부르는 그들의 모습에 반한 저의 아내는 저보고 합창대에 지원하라고 난리였습니다. - 공연도중 젊은 사람들의 참여는 언제든지 환영한다고 합창단장님이 말씀하시더군요. - 하지만 제가 저런 멋진 백발을 갖추기 전까지는 그분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는 힘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꽤나 넓은 지역에서 늦게까지 진행하는 행사를 모두 보느라 힘이 들었지만 모처럼 즐기는 밤 산책에 저와 아내는 매우 만족하였습니다. 술도, 노래도 없는 밋밋한 밤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저는 이런 밤놀이가 더 좋은 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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