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香港):과일과게 뒷편의 주점, 스피크이지바(SpeakEasyBar) 001 Travel.旅游


 홍콩섬 남쪽 해안을 돌아다니던 우리는 산을 넘어 다시 홍콩 시내로 들어왔습니다. 이제야 내가 어디를 걷고 있는지 감을 잡겠는데, 열 몇 시간 뒤면 또 홍콩을 떠나야 한다니, 마음에 드는 여인을 기차에서 만나 어떻게 겨우 말이라도 튼 것 같은데 내릴 곳에 도달한 심정이었습니다. 그날 따라 괜찮은 커피를 마시기 위해 찾아간 곳 마다 문을 닫아서 그런지 그 아쉬움은 더 켰던 것 같습니다. 그 기분을 달래기 위해 이 날은 늦더라도 술을 한잔 해야 했습니다. 그래, 이왕이면 좀 특별한 곳으로가자. 그렇게 생각을 했었지요.

 그렇게 찾아간 곳이 스피크이지바, 001입니다. 

 스피크이지(Speak Easy Bar)는 미국 금주법 시대에 몰래 운영되던 불법 주점을 칭하는 말로, 금주법이 사라진 요즘에는 술집이 있을 것이라 예상되지 않는 곳에 위치한 은밀한 바를 뜻 합니다. 때문에 입구는 찾기 힘들거나 비밀문으로 만들어져 있어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 입소문으로만 알려지는 것이 특징이지요. 뭐, 그런 특징으로 오히려 사람들의 미목을 끄는 것이 그 집 주인들의 의도이겠지만 말이죠.

 001은 그레이엄 재래시장(Graham Street Market)의 과일가게 뒤에 있다고 합니다. 이 재래시장은 무려 1841년에 문을 연 유서싶은 곳으로 홍콩 시민들의 식재료를 책임지는 곳이지요. 그 대중성으로 인해 제가 너무도 좋아하는 작가, 찬호께이의 추리소설 <1367>에서 산성용액 투척사건의 배경이 되기도 했습니다. 

 밤 늦게 찾아간 재래시장은 낮의 활기는 간데 없고 빈 박스와 텅빈 가판대, 문을 닫은 가게들로 왠지 무섭기도 했습니다. 어느 한 구석에 양복과 중절모를 쓴 마피아가 담배를 문 채로 톰슨M1928기관단총 - 통칭 '시카고 타자기' - 을 들고 앉아 있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풍경이었습니다. 터덜터덜 걸어가는 아저씨도 괜시리 무서워 보였습니다. 그렇게 쭈볏쭈볏 시장 중간까지 들어갔습니다.

  분명히 구글은 여기가 001이라고 하는곳 까지 왔는데 간판 하나 보이지 않습니다. 여기가 맞나 싶어서 주변을 찾아 보는데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었습니다.

 나무로 된 문 옆 캄캄한 곳에 초인종 하나가 가만히 빛나고 있었습니다. 그 작은 종을 처음 봤을 때의 기분은 참 신비했습니다. 어둠의 저편에 어떤 공간이 있을지 굉장히 궁금했더랬지요. 종을 가만히 눌렀더니, 맞은 편에서 문을 세번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당황한 우리가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하다가 문을 몇 번 두드렸더니 문이 열리고 미소를 띈 여자 한 분이 우리를 아래로 안내했습니다. 오오오...

 001의 내부는 어두웠습니다. 하지만, 그곳의 그늘은 두려움이 아닌 편안하게 푸욱 안길 수 있는 그리운 무명(無明)이었습니다. 해가 떨어졌음에도 눈을 찌르는 인공적인 빛이 하늘의 별마저 다 추방해 버린 요즘에는 보기 어려운 어둠이었습니다. 이 곳에서는 지나치게 화려한 치파오도 그늘에 가려 은근한 아름다움으로 보이겠지요. 그리고 그 어둠을 틈타 사랑을 속삭일 수 있겠지요. 아니나 다를까, 우리 부부가 푹신하고 편안한 의자에 몸을 맡겼을 때, 주변 테이블에는 이런저런 커플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이곳의 주력은 위스키라고 하지만 칵테일에서 와인까지 다양한 주종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무엇을 고를지 잠깐 망설이다가, 이곳의 간판이라고 하는 4종의 칵테일 중 2종을 주문해 보았습니다만, 날로 떨어지는 기억력에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군요. 저는 모스크뮬(Moscow mule)의 진화 버전으로 보이는 칵테일을 주문했었는데, 정말로 맛있었습니다. 제대로 갖춘 구리잔이 짜릿할 정도로 시원했던 것이 지금도 생각나는 군요. 훌륭한 솜씨였습니다. 뭐, 어디까지나 일반인인 개인 견해이긴 합니다만. 와이프도 주문한 칵테일에 만족하는 눈치였습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약간 허기가 돌아 먹을 거리를 하나 주문했습니다. 속에는 찐득한 치즈가 가득, 겉은 타기 직전까지 바싹 구운 토스트가 토마토 딥과 같이 나왔습니다. 한입 베어물고 감탄했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토스트를 구울 수 있을까. 아침에 가끔씩 토스트를 구워 먹는 저에게도 이렇게 구울 수 있는 솜씨가 있다면 제 결혼생활은 더욱 행복했을 텐데요. 빵과 치즈, 토마토 소스로 구성된 심플한 이 메뉴가 이렇게 잘 어울리고 맛이 있을 수 있다니. 돌아가면 이렇게 구울 수 있도록 연습해 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점에서 구매한 홍콩 가이드 북에서는 이 곳에서 재즈 라이브 공연을 한다고 했는데, 공간을 보나 분위기를 보나 그럴 곳은 나이었습니다. 오히려 조곤조곤 이야기를 하거나 그냥 둘이서 바라보고 있기에 좋은 곳이었습니다. 혹시나 싶어 공연을 하는가 싶어 조금 오래 있어보았는데 역시나 그렇지 않더군요. 그리고 그 틈새로 조금씩 취기와 잠이 몰려옵니다. 저와 아내는 조용히 계산을 하고 바를 나왔습니다. 시장으로 나와서 숙소로 가는 버스 정류장으로 가는 길, 돌아본 시장 골목은 여전히 어두웠지만 올 때와 다른 농염함이 풍기는 듯 했습니다.

 사막이 아름답게 느껴지는 이유는 그 곳에 오아시스가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라고 누가 말했던가요. 비밀스런 주점을 품고 있는 재래시장의 밤 풍경도 그래서, 매력적으로 보였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저는, 홍콩의 마지막 밤 좋은 주점도 하나 알게 되었습니다. 훌륭한 마무리라고 생각합니다. 



PS. 캐나다 출국일이 이제 한달 남짓 남다보니, 마음이 싱숭생숭 해 집니다. 그나마 맘에 드는 영어강의를 이제서야 찾아, 하루에 3~4시간이라도 붙들고 있으니 다른 일은 아무것도 하기 싫어지더군요. 그래서 5월 한달 블로그에 글 하나 쓰지 않고 보내다가 다음주에 밥통사러 일본에 가게 되었습니다. 일본가서 있었던 일을 쓰려면, 홍콩을 마무리 지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렇게 무거운 손가락을 또 놀려 봅니다.

 막상 쓰고 있으면 좋아하는 주제에 노트북을 열기가 그렇게도 무겁던지. 괜시리 스팀만 원망해 봅니다. 이런 좋은 시절도 이제 끝나가는 군요. 하니면 바다 건너 넓은 그 곳에는 또 다른 좋은 시절이 있을까요. 

홍콩(香港):흉악범 수용소와 고급 주택가, 첵추(赤柱) 혹은 스탠리(Stanley) Travel.旅游


 숙소에 짐을 푼 우리는 애띤 얼굴의 호텔 직원들의 인사를 받으며 다시 밖으로 나섰습니다. 홍콩에서의 마지막 날, 우리는 홍콩섬의 남쪽에 내려온 김에 그 유명한 첵추(赤柱) - 혹은 스탠리(Stanley)에 가볼까 합니다.

 저의 아내는 이곳을, 외국인이 많이 살고 휴양지 느낌이 물씬 풍기는 고급 주택이 들어선 곳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대학시절, 이 곳 해안에 놀러와 친구들과 함께 수영을 한 적도 있었다고 하네요. 그녀가 알고 있는 이곳은 그저 스탠리(Stanley)일 뿐이겠지요.

 하지만 저는 이곳을 첵추(赤柱)로 알고 있었습니다. 태평양 전쟁 중 일본의 침공을 우려한 영국군이 이곳에 첵추(赤柱)포대를 세웠으며, 아니나 다를까 일본은 이곳과 중국 본토, 양쪽으로 공격하여 결국 홍콩을 점령하였습니다. 홍콩을 점령한 일본은 이곳에 영국군의 수용소를 세웠으며, 그 수용시설은 일본군이 물러난 뒤에도 그대로 '징교(懲敎)시설' 즉 교도소로 사용됩니다. 때문에 홍콩에서 '적주.석벽(赤柱.石壁)'의 네 글자는 흉악범을 수용하는 교도소를 뜻하는 말이되어버리지요. 이 말은 찬호께이의 소설 <13.67>에도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이곳은 그저, 포대와 감옥이 있는 첵추(赤柱)일 뿐이었습니다. 

 참으로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지요. 외국인의 고급 주택가와 흉악범 수용소라니요. 하지만 지하철도 없어 버스를 타고 좁은 해안 도로를 따라 이 곳에 오고 보니 그런 이상한 조합이 이해가 될 법한 풍광이 펼쳐집니다.
 

 버스에서 내려서 조금 걸어들어가자, 홍콩섬과 첵주(赤柱)반도가 양팔을 벌려 안은 듯한 멋진 해변이 펼쳐져 있습니다. 그 해변의 우측에는 한 때 영국 총독을 비롯한 고관대작들이 홍콩을 방문할 때 사용하였다는 선착장과 숙박시설이 눈에 들어옵니다. 지금은 레스토랑와 H&M이 들어 있더군요. 그 해안을 따라 주점과 레스토랑이 들어서 있었으며 관광객들이 한가롭게 그 앞을 거닐고 있었습니다. 아름다운 풍경이었습니다. 

* 상기 사진은 위키백과의 '첵추' 항목에서 가져왔습니다.
 
 하지만 홍콩섬과 이어진 목이 좁고 남으로 길게 뻗은 첵추 반도는 해안 방어시설이나 수용소를 짓기에도 최적의 장소였습니다. 반도의 끝에 포대를 설치하면 홍콩섬을 등에 지고 남쪽 바다 3면을 모두 감시할 수 있으며, 섬과 반도를 연결하는 좁은 목에 방어진지를 설치하면 반도로 들어오거나 나가는 적 혹은 탈옥범을 쉽게 제압할 수 있기도 하지요. 참으로 묘한 느낌이 드는 곳입니다.

 정류장에서 조금 걸어 내려가 해안 주변을 걸어봅니다. 만의 서쪽 끝에 티엔허우(天后) 사당이 서 있습니다.


 티엔허우(天后), 대만에서는 마주(媽祖)라고 불리우는 이 여신은 뱃사람들의 수호신입니다. 때문에 수로를 이용한 어업과 상업이 발달한 광동, 푸저우, 타이완 등 중화문화권의 남동 해안지역에서 이 여신의 사당을 아주 자주 볼 수 있지요.  


 그런데 몇년 전 대만의 사당에서 보지 못한 요상한 물건이 생겼더군요. 사진 가운데의 황금색 선풍기처럼 생긴 저 도구는 손으로 한 바퀴 돌리면 복이 들어온다고 합니다. 그리고 당연히 유료...더군요. 라마교의 마니차와 비슷한 개념인 것 같기는 한데, 그 도구가 문맹을 위한 무료 서비스라는 것을 감안하면 이 '황금 선풍기'는 참으로 중국 스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원을 나와 해안도로를 따라 첵추 반도로 향했습니다. 늘어선 레스토랑에는 인근 주민인지 관광객인지 헷갈리는 외국인들이 점심 때를 맞이하여 열심히 식사를 하고 계시더군요. 나도 한번 먹어볼까 슬쩍 메뉴를 봤는데 가격이 입이 딱 벌어지는 수준입니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반도로 발걸음을 재촉했습니다. 


 해안을 벗어나 반도로 향한 길을 따가 걸어가지 이곳 사람들의 생활감이 느껴지는 풍경이 늘어나기 시작합니다. 고기잡으러 떠나는 배, 싸구려 합판과 콘크리트 블럭으로 좁게 지어 올린 집 들, 입구가 막힌 채 버려진 우물, 나무 전신 주 등등...해안에서 반도로 들어가면 갈수록 스탠리는 첵추로 변해갑니다. 여자의 얼굴에서 한겹 한겹, 화장이 지워지는 것을 보는 기분이었습니다. 저와 아내는 첵추 포대를 목표로 도로를 따라 계속 걸어갔습니다.


 좁아지던 인도는 어느덧 없어지고 저와 아내는 차도를 따라 걸어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이킹을 하거나 러닝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하나 둘씩 사라지더니 2차선에는 저와 아내 뿐 입니다. 가끔씩, 이 적막하고 시골같은 공간에 어울리지 않는 고급차가 우리를 앞질러갑니다. 감옥에 면회라도 가는 것일까요. 

 윗 사진의 광경을 처음 봤을 때, 우뜩 솟은 탑처럼 보이는 저 곳이 감옥인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왠걸, 공사중인 고급주택단지 였습니다. 이렇게 외진 곳에, 성처럼 담을 올리고 그 안에 들어가 살려는 돈 많은 사람들은 과연 누구일까요. 어떤 사람들은 이 곳에 타의로 잡혀들어오고, 어떤 사람들은 이 곳에 자의로 틀어박힌다는 생각을 하니 왠지 웃음이 나왔습니다.

 가는 도중에 마주친, 그 유명한 첵추 교도소의 후문입니다. 몇 백미터 전 부터 총소리가 들려오길래 누가 탈옥(!)이라도 했나 싶었는데, 총 소리의 간격이 규칙적인 것을 보아 사격 훈련 중인 듯 했습니다. 그 타이밍에 아내가 한 질문이 압권. 

"혹시 지금 사형 집행 중인 것 아냐?"

 ...만약 그랬다면 그날 죽은 사형수만 30여명이 넘을 듯 했습니다. 와이프에게 전기의자와 화학용품을 사용한 최근 사형 제도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을 해주고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냐고 핀잔을 줬다가 얻어터졌습니다. 관광지 홍콩이라도 교도소는 교도소. 후문 주변으로 죄수들의 한 맺힌 억울함과 분노가 삐져나오는 것 같아 해안 주변과 분위기가 확연히 달랐습니다. 그런데 후문 맞은편 길 건너에 유치원 & 초등학교가 바로 붙어 있더군요. 홍콩 사람들은 참 대단한 것 같습니다.

 교도소 옆에는 일본군과 싸우다 전사한 영국인 군인 및 민병대의 묘지가 있었습니다. 묘지 입구에 세워진 십자가에는 중세풍의 기사검이 붙어 있어 이곳이 일반 묘소가 아닌 군인의 묘소라는 것을 은연중에 알리고 있었습니다. 본국도 아닌 식민지에서 목숨을 잃은 이들은 그 때, 무슨 생각으로 싸웠을까요. 저는 알 수가 없습니다. 

 목표로 했던 첵추 포대에는 인민해방군이 들어 있었습니다. 즉, 관광지가 아니라 군사시설인 관계로 저와 아내는 그 입구에서 더 이상 나아가지 못했습니다. 

그 입구 우측으로 펼쳐진 남지나 해의 풍광은 참으로 아름다웠습니다. 누군가의 명령을 받고 있을 군인과 자유를 잃은 수감자들에게 참으로 잔인할 정도로, 아름다웠지요. 그렇게 잠시 말을 잃고 철책과 바다를 두리번 거렸던 우리는 발길을 돌려 다시 해안으로 향했습니다.

홍콩(香港):더'티'호텔(The T Hotel) Travel.旅游


 저와 아내의 홍콩 여행이 48시간도 남지 않았을 시점이었습니다. 우리는 화려한 여행의 마지막을 저렴하지만 좋은 숙소에서 보내기로 마음 먹고,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홍콩섬의 남쪽, 폭푸람(薄扶林)으로 향했습니다. 왜냐하면 그곳에 우리의 마지막 숙소 더 '티' 호텔(The T Hotel)이 있기 때문입니다.

 즐거운 먹거리와 온갖 볼거리로 명실공히 유명 관광지의 반열에 오른 홍콩이지만, 아쉬운 것이 있다면 바로 숙소입니다. 깔끔하고 좋은 숙소는 값이 턱없이 비싸고, 저렴한 숙소는 주변 국가의 비슷한 가격대 숙소와 비교할 때 품질의 차이가 너무도 큽니다. 그런 조건에서 더 '티' 호텔은 저렴하면서도 훌륭한 환경의 호텔이라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실제 찾아간 그 곳의 경험은 짧지만 너무도 즐거웠습니다.

 버스를 타고 산을 넘고 홍콩대학을 지나 20분쯤 남으로 가다보면, 번화한 홍콩 중심지와 다른 숲과 오랜 촌락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 어디쯤의 큰 길가에 내린 우리는 여기 어디에 호텔이 있을까 잠깐 고민을 했지만, 곧 눈에 들어오는 학생처럼 보이는 사람들과 교문처럼 보이는 문을 보고 그리로 향했습니다. 네, 이 호텔은 특이하게도 교육시설 안에 세워진 호텔입니다.

 홍콩에는 정부 지원하에 운영되는 교육기관이 많이 있는데 그 교육기관 중 하나가 바로 ICI(International Culinary Institute) 입니다. 그리고 그 ICI가 학생들의 실습을 위해 운영하고 있는 곳이 바로 이곳, 더'티' 호텔입니다. 이곳의 이름도 사실, 'The Training Hotel'의 줄임말인 것이지요. 때문에 꽤나 흥미로운 특징이 몇 가지 있습니다.

 먼저, 객실의 품질 및 서비스에 비해 가격이 너무도 경제적입니다. 체크인 전에 방문한 저희였지만 마침 방이 비어있어 객실에 들어갈 수 있었는데 창 밖으로 펼쳐진 경관과 객실의 품질은 너무도 좋았습니다.

 위의 사진은 저녁때 찍은 사진이긴 합니다만...쭉 펼쳐진 아름다운 바다가 창문 가득 들어옵니다.

방은 넓고 깔끔합니다. 침대는 크고 푹신하며 조명 스위치와 전기 콘센트도 적재적소에 알맞게 배치되어 있습니다. 소파와 티 테이블 외에도 업무용 테이블과 훌륭한 Wifi도 갖추고 있습니다. 

 욕실도 깔끔하고, 큰 욕조에 별도의 TV도 붙어 있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 방이 한화 10만원 초반에 제공된다는 것이지요.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이곳이 영리법인이 아니라 교육기관에 딸린 실습시설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지요. 그런 이유로 호텔의 레스토랑도 실로 경제적이며, 객실의 미니바(!?)도 편의점 수준의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미니바의 와인 한병의 가격이 88 HKD, 맥주가 12HKD, 콜라가 7HKD 정도 였습니다. 세상에. 제 평생 처음, 미니바로 배 부르게 먹고 마실 수 있었습니다. 허허허...
  
 두번째 특징은 바로, 이곳에서 일하는 젊은 분들은 거의 대부분이 실습중인 학생이라는 것이지요. 때문에 체크인을 할 때, 방에 들어갈 때, 식사를 할 때 등등 여기저기서 자기가 배운 것을 우리에게 써 먹으려는 학생들을 마주치게 됩니다. 당황해하면서, 얼굴을 붉혀가면서, 말을 더듬기도 하지만 그 풋풋한 모습에 저도 모르게 미소를 짓게됩니다. 학생시절 처음 과외나 알바를 했을 때, 직장에 들어가 처음 일을 했을 때의 감정과 기억들, 어느덧 잊었던 그 시간이 그들을 보고 있으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학생들이기 때문에 능숙하고 세련된 서비스를 기대하기는 힘듭니다. 하지만, 실습에 열심히인 학생들의 모습, 그리고 그들의 실수를 찬찬히 교정하고 지적하는 매니저 - 사실 학교의 교수진들의 모습 - 을 보는 것이 이 호텔의 또 다른 재미이기도 합니다. 객실에서 오른쪽과 왼쪽을 햇갈려서 꽤나 당황해하던 남자 학생과 그리고 아침 식당에서 오믈릿을 실수로 태워 얼굴을 붉히던 여자 학생이 기억나네요. 그들의 앞날에 행운이 있기를. 

 이 곳의 단점이라면 홍콩 중심지와 조금 떨어진 곳이라는 것 정도입니다만, 스탠리 마켓의 경관을 보거나 트래킹을 하시려는 분들에게는 이곳도 그리 나쁜 선택은 아닌 것 같습니다. 홍콩 여행을 자주 가시는 분들이라면 한번 쯤은 꼭 들려보시기를 추천합니다. 객실이 30개 뿐이니 일찌감치 예약을 하셔야 할 겁니다.

홍콩(香港):리틀바오(LittleBao)의 홍콩식 버거 Travel.旅游

 
 만약, 누군가 지금 나에게 딱 2시간만 홍콩에 보내주겠다고 한다면, 나는 두번 생각할 것 없이 이 곳에서 버거를 사 먹을 것 입니다. 그리고 이후 다시 홍콩에 여행을 간다면 꼭, 이곳에는 다시 가 볼 것입니다.

 이번 홍콩 여행 최고의 수확, 리틀바오(Little Bao)를 알게 된 것은 순전히 우연이었습니다. PMQ를 찾아갔던 날, 뒷문으로 나온 우리 눈에 특이하게 생긴 간판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어둠이 깔린 밤 거리, 귀엽게 생긴 아가가 방긋방긋 빨갛게 웃고 있었습니다. 내부의 사람과 주방설비가 보이는 것을 보니 레스토랑 같은데, 저 아기 얼굴로는 도저히 무엇을 파는 곳인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궁금증을 안고 숙소로 돌아와 검색을 해 보니, 요즘 홍콩에서 상당히 유명한, 소위 핫 플래이스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간판 메뉴는...특이하게도 햄버거였습니다. 그것도 홍콩식 햄버거.

 이 곳을 이끄는 사람은 홍콩 출신의 젊은 스타쉐프 메이초우(May-Chow)라는 여성분입니다. 사진으로 봤을 때는 잘생긴 남자처럼 보이기도 하네요.
 
 
 탁탁 튀는 그녀의 패션센스처럼 - 물론 평소에 저렇게 입지는 않겠지요 - 그녀의 요리는 사람들의 상식을 뛰어넘는 참신함으로 가득 차 있다고 합니다. 특히, 홍콩 전통의 식자재를 활용하여 서구적이면서도 일상적인 메뉴를 선보이는 것으로 유명하다고 하네요. 조금 비쌀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중화풍의 햄버거를 먹을 기회가 그리 많지 않을 것 같기에 여행 중 꼭 한 번은 찾아가자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리하여 25분 동안 특별한 트램을 탄 그날 저녁, 저와 아내는 리틀바오(Little Bao)를 찾았습니다. 중국어로 'Bao'는 여러가지를 의미합니다. 

 1. 먼저, 햄버거를 중국어로 '한바오'(汉堡,hànbăo)라고 합니다. 
 2. 그와 동시에 쉐프 메이초우가 즐겨쓰는 홍콩식 번(Bun)을 중국어로 표기하면 바로 '바오'(包,bāo)로 쓰지요. 
 3. 마지막으로, 어린 아기를 중국어로 바오바오(宝宝,băobăo)라고 하지요. 

 그래서 이곳은, 홍콩식 번으로 햄버거를 만드는 곳이지만 간판으로 떡 하니 어린 아이의 얼굴을 쓸 수 있는 것이지요. 감각적이며 재미있고, 그와 동시에 현지의 특징도 잘 담긴 멋진 센스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과연, 음식도 그만큼 맛이 있을까요?


 리틀바오의 주방은 오픈식으로 흰 옷을 입은 3명의 쉐프와 검은 옷을 입은 한 명의 바텐더가 팀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홀 담당 직원은 2명. 계산대는 안쪽 구석과 입구쪽에 각각 하나. 계산 시 사람들의 동선이 엉키지 않도록 고려한 듯 합니다.


 메뉴는 크게 3가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FOR SHARING'이라고 되어 있는 가벼운 요리들, 'BAOS'라고 되어 있는 홍콩식 햄버거, 그리고 'SWEET ENDING' 이라고 되어 있는 단 한 종류의 디저트. 예산을 고려해서, 일단 FOR SHARING에서 하나, BAOS 각 각 하나씩, 그리고 디저트를 시켰습니다. 그제서야 여유를 가지고 주방이 어떻게 돌아가는 가 슬쩍 살펴봅니다.

 튀김기에서는 닭이 튀겨지는 가운데 옆의 대나무 찜기에서는 새하얀 번이 나옵니다. 견습 쉐프로 보이는 젊은 사람이 디저트를 만들어 올리는 듯 했더니 옆의 주방장이 흘낏 살펴보고 가차없이 쓰레기통에 던져버립니다. 허허. 하지만 그 친구는 흔들리지 않고 - 표정이 살짝 흔들리는 것 같았습니다만 - 홍콩 거리의 건어물 상점에서 본 듯한 정체를 알 수 없었던 거대한 말린 생선을 잘라 튀기기(!?) 시작합니다. 도대체 저 재료로 어떻게 햄버거가 나올지 감도 안잡히고 있는 와중에 첫번째 메뉴가 나왔습니다.


트뤼프 프라이(Truffle Fries)입니다. 그냥 잘 튀겨진 감자 튀김....같은데 뿌려진 소스가 마요네즈 입니다. 그 마요네즈에서 송로버섯의 향이 올라옵니다. 표고버섯으로 만든 템페(Tempeh)와 예상치도 못한 단무지(?!)가 소금대신 간을 담당하는데, 생각보다 잘 어울립니다. 아니, 맛있습니다. 감자튀김의 격이 올라가버렸습니다. 접시를 2/3쯤 비웠을 때, 기대하던 버거가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포크벨리(Pork Belly)입니다. 보기만 해도 부드러워 보이는 하얀 중국 번이 강렬합니다. 손에 들어보니 손가락이 다시 튕겨올라올 정도로 탱글탱글 합니다. 오오오...한 입 베어무니 잇몸과 이 전부가 포옥 번에 파묻힙니다. 일반적인 햄버거를 먹을 때 닫지 못하는 부분까지 전부 쫀득쫀득 행복해 집니다. 좀더 베어무니, 입안에서 녹아버릴 듯한 부드러운 고기가 저를 맞이하는 군요. 꽤나 오래 삶아내었는지, 어디까지 비개인지 고기인지 구분이 안될 지경입니다. 살짝 느끼해질 듯한 순간, 대파와 붉은 양파가 고소한 참깨소스로 깔끔하게 마무리를 짓습니다. 입을 열어 한 입 베어무는 순간까지, 식감과 맛의 향연이 주마등(?!)처럼 펼쳐지는 군요. 게다가 그 재료들. 여기가 홍콩이고 나는 홍콩의 버거라고 강렬하게 주장하는 듯 했습니다. 독특하고, 맛있었습니다. 


 두번째 메뉴인 피쉬템프라(Fish Tempura)입니다. 번을 베어무는 순간의 감동은 생략하고, 이번에는 바삭하게 잘 튀겨진 생선 튀김이 저를 맞이합니다. 소스에서는 라오스에서 먹어보았던 타마린드의 단맛과 레몬그라스, 그리고 이름을 알 수 없는 동남아시아의 향신료의 톡 쏘는 맛이 느껴집니다. 생선 튀김을 통으로 패티로 쓴 대담함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고상하다는 느낌이 강한 얌전한 버거였습니다. 여기까지 먹은 버거가 너무 맛있어서, 예산을 초과하더라도 버거를 하나 더 시켜버렸습니다. 제가 언제 여기와서 또 버거를 먹어보겠습니까...


  스촨 프라이드 치킨(Szechuan Fried Chicken)입니다. 한입 베어물자 강렬한 매운맛과 신맛이 입안을 강타합니다. 앞의 두 버거에 비해 이 친구가 맛의 격차가 가장 크고 드라마틱 합니다. 스촨의 검은식초와 매운소스로 양념한 치킨이 - 그렇습니다. 양념치킨은 여기서도 대세인 것입니다. - 번지점프를 하는 듯한 급격한 맛의 변화를 선보입니다. 떨어져 죽을가봐 겁이나지만 마요네즈와 코울슬로가 쿠션역할을 합니다. 그래도 아내는 너무 폭력적인 맛있음이라고, 3종의 버거 중에서는 가장 낮은 점수를 주었습니다. 그래도 맛있었다는 말은 잊지 않았지만 말이죠. 

 입은 더 먹고 싶다고 절규하지만, 배와 지갑은 이제 그만하라고 경고음을 내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추가로 주문하지 않겠다는 신호를 보내자 디저트가 등장했습니다. 

 LB Iced Bao 입니다. 메뉴는 하나지만 아이스크림을 선택할 수 있으니 사실상 두 종류가 있다고 해야 겠네요. 저희는 연유를 곁들인 녹차 아이스크림을 선택했습니다. 중국에서 유학했을 때 미친 듯이 좋아했던 디저트가 꽃빵을 튀겨 연유에 찍어먹는 것이었습니다. 이제, 그 고급 버전이 눈앞에 등장해버렸네요. 작은 번을 튀져, 아이스크림을 넣고 연유를 뿌려 작은 햄버거 모양으로 만들어 올린 이 디저트는 그 시절의 향수어린 맛에 창의적인 시도가 잘 어우러진 멋진 디저트라고 생각합니다. 뜨겁고 짭짤한 튀긴 번과 차갑과 달콤한 연유와 아이스크림의 조화. 이것이야말로 차갑고 뜨겁고, 달고 짭짤함으로 이어지는 마(魔)의 맛순환이 아니겠습니까. 다만, 양이 적은 것 안타까울 뿐입니다. 하나 더 먹고 싶었지만...

 중화권의 요리방식과 재료로 햄버거를 만들어낸다고 했을 때, 저는 심히 미심쩍었습니다. 빵은 바삭하게 잘 굽혀야 하고, 패티는 육즙이 뚝뚝 떨어지고 불맛이 느껴지는 두꺼운 패티가 있어야 햄버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리틀바오는저의 의심을 속시원히 날려버렸습니다. 말로만 현지화된 버거가 아닌, 정말로 다른 방향성을 걷고 있는 맛있는 버거였습니다. 더하여, 인테리어, 운영방식, 메뉴의 디자인과 레스토랑에 걸려있는 그림, 그리고 간판에까지 하나하나 세심하고 세련된 레스토랑이라는 느낌이 충만한 곳이었습니다. 오랜만에, 가격도 경제적이고 맛도 좋은 파인 레스토랑을 만나게 되어 정말 행복했습니다. 

 다만, 그곳이 홍콩이라는 것이 너무도 아쉽네요.

홍콩(香港):Twenty-Five Minutes Older(二十五分鐘後) Travel.旅游


 솥밥을 먹은 다음 날, 우리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트램을 타는 것이었습니다. 여기 사는 사람이든 잠시 스쳐가는 사람이든 한번씩은 타는 것이 트램인데 트램을 타는 것이 뭐가 그리 중요하겠습니까만, 이 날 우리가 타는 트램은 조금 색다른 트램입니다. 아트바젤이 진행되는 기간 동안만 운행하는, 일종의 예술 작품인 것이죠. 

  Twenty-Five Minutes Older(二十五分鐘後)로 이름 붙은 움직이는 예술 작품은 실제 운행되는 트램을 빌려 만든 것입니다. 그래서, 이 트램의 정면과 후면 도착지를 표시하는 곳에 '私人租用(Private Hire)이라고 붙어 있더군요. 

 이 트램이 운행하는 루트는 총 3개이며, 모두 완차이(灣仔)에 있는 'The PAWN'이라는 예술공간이며 상점이자 카페인 복합적인 공간에서 시작됩니다. 영문이름에서 짐작하시겠지만, 이곳은 19세기까지 '전당포'로 사용되었던 유서깊은 공간입니다. 그러고 보니 홍콩에는 누를압(押)자가 눈에 많이 들어오는데 그 글자가 바로 전당포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2층 카페 발코니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으려니 행사 진행 요원이 트램이 들어왔다고 합니다. 조금 걸어 거리의 탑승 정류장까지 간 뒤, 그 곳에서 트램에 오릅니다. 트램에 타자 1층에서 진행요원들이 간단하게 '참여방식'에 대해서 설명을 합니다. 

 첫번째, 우리는 2층으로 올라가서 자리잡게 되는데 2층은 캄캄한 암실이니 운행 중에는 일어나지 말것.
 두번째, 자리에는 헤드셋이 있는데 광동어와 영어 버전이 있으니 필요하면 손을 들어 알릴 것. 음량 조절은 알아서.

그렇게 간단한 설명을 받고 올라간 2층의 구조는 창이 하나도 없고, 양쪽 벽에 구멍이 하나씩 뚫려 있습니다.

 이렇게만 보면 어떤 상황이 진행될지 전혀 짐작도 되지 않더군요. 일단 자리에 앉아 행사 관계자들이 이야기 했던 대로 헤드폰을 쓰고 볼륨을 조정했습니다. 손을 들자 사람이 와서 헤드폰의 언어를 영어로 맞춰주고 갔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자 불이 꺼졌습니다. 그러자, 온통 캄캄한 암실이 된 트램의 벽에, 거꾸로 뒤집힌, 흐릿한 홍콩 거리가 비춰집니다. 이윽고 트램이 움직이자, 그 거리의 풍경 또한 따라서 움직입니다. 그리고 헤드셋에서 나직한 음성이 들립니다.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처음 들렸던 문장은 이랬던 것 같습니다.'

 '홍콩은 한 알의 진주이며, 큰 대도시이자, 나쁜 곳이다.'

 암실 벽에 뒤집힌 거리의 영상을 뿌리는 그 하얀 구멍은, 실로 한 알의 진주같이 보였습니다. 트램의 가고, 정지함에 따라 그 진주는 지금 거리에서 펼쳐지는 사건과 사람을 흐릿하지만 여과없이 벽에 그려냅니다. 그 거리의 풍경에 따라 귓가에는 나직하지만 뚜렷한 문장이 들려옵니다. 예를 들어, 화려한 명품샵과 쇼핑몰이 즐비한 번화가를 지날 때 들려온 문장은 아래와 같았습니다.

 '新潮服装店隔壁是石油公司。石油公司隔壁是金。金隔壁是金。金隔壁仍是金。'
 
(부티크 옆에는 석유 회사가 있다. 석유 회사 옆에는 금 거래소가 있고, 금거래소 옆에는 또 금 거래소가, 그 금 거래소 옆에는 역시 또 다른 금 거래소가 있다.)

 별 의미 없는 문장처럼 보이는 이 설명이 눈앞에 펼쳐지는 풍경과 엮여 묘한 기분을 들게 합니다. 화려한 외양의 이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피곤함, 어려움, 하지만 그들의 소소한 기쁨과 삶의 의미, 행복들이 그 말과 이미지들 사이로 조금이나마 전해지는 것 같았습니다. 신비한 체험이었습니다. 그렇게 덜컹덜컹 25분이 흐르고, 다시 불이 켜졌습니다.

 도착한 곳은 웨스턴 마켓. 생각보다 빨리 도착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만, 왠지 한꺼번에 너무 많은 것을 본 느낌이 들어 갑자기 늙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트램에서 들었던 문장들이 예사롭지 않아 찾아보니, 작가 류이창(劉以鬯)의 소설 <뒈이다오(對倒)>의 문장을 빌려 사용한 것이라고 하네요. 그 소설<뒈이다오>가 2010년 각색되어 만들어진 영화가 바로...왕가위의 <화양연화(花樣年華)>입니다. 

 그 아련함. 그 화려함 속에 사그러지던 사람들의 삶과 기쁨과 아픔들. 그 감정이 여기서 이렇게 이어질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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