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안(西安):일상 같은 마지막 1.5일 Travel.旅游


시안에서의 마지막 여정은 일정과 시간에 맞춰 움직였던 지금까지 와는 다른 시간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일단 가볼 만한 곳도 다 가 보았고, 굳이 무언가를 찾아가기 위해 에너지와 신경을 쓰는 것도 귀찮은 수준이 되었지요.
어머님과 아버님은 집에 돌아가실 때가 되었고, 저와 아내는 효도 여행이 아닌 둘만의 쉬는 여행을 가볼 때가 된 것 같습니다.

효도 여행은, 여행임과 동시에 일종의 수련 같은 것이죠. 아니 엄밀히 이야기 하면, 누군가 같이 떠나는 여행은 모두 일종의 수련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누군가와 같이 하는 여행은 혼자가는 여행과는 다른 그 어떤 경험과 시선을 주기도 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나중에 천천히 좀 써봐야 겠네요.

아무튼.

중국여행의 마지막 1.5일, 우리 일행이 시안에서 보냈던 일상 같은 시간을 두서 없이 정리할까 합니다.

#1. 동네 '고씨 안마점'에서 마사지 받기

회족 시장 뒤의 이상한 골목으로 주욱주욱 들어가면 인근 사람들이 사고 먹고 마시는 식당과 주점 사이에 안마점이 있습니다. 아내가 찾았는데, 도대체 여길 어떻게 찾았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만, 들어가서 앉고 얼마 지니지 않아 사람들로 가게가 가득 차는 것을 볼 때 잘하는 집인 것 같긴 했습니다. 발 마사지를 좋아하시지 않는 아버지는 불참. 나와 아내와 어머니 3명이서 나란히 앉아 마사지를 받았지요.

몇 가지 특징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 마사지는 아래 단계로 진행 됩니다.
  1) 발을 특수 용액(알로에 혹은 우유 혹은 생강 혹은 기타...)에 담궈서 불립니다. 이때 사용하는 용액에 따라 가격이 다릅니다.
  2) 발을 불리는 동안 등을 간단하게 두드려 줍니다. 이거 꽤나 시원합니다. 
      - 받고 있으면 위장과 폐가 손길에 공명 하면서 내 몸에서 이런 청아한 소리가 나는 구나 싶기도 합니다.
  3) 돈을 조금 더 내면, 네일캐어와 각질제거를 진행합니다. 받고 나면 시원하니 추천. (그렇게 해도 1인당 100 RMB 정도)
  4) 캐어가 끝나면 본격적으로 발을 주무르는데 잘 하는 편입니다. 

동네 주민들은 와서, 캐어만 받고 가는 경우도 있더군요. 회원제로 운영되며 몇 번 왔는가에 따라 충전한 회수가 차감되는 형식이었습니다. 나란히 앉은 우리 3명을 고씨 사장, 그 아내, 그 밑의 제자 분이 이렇게 앉아 주무르는데, 어머니 발이 커서 사장의 아내 되시는 분이 고생을 좀 하셨습니다. 지금 이 자리를 빌어 감사 드립니다.


그렇게 마사지 받고 들어오면서 회족시장 요구르트 하나 하면 하루 피곤이 싹 풀리지요.

#2. 시안의 먹거리들

시안에서 먹어봐야 하는 것들이 있었다고 해서 숙소 근처에서 사 먹어 봤습니다.

시안사람들이 즐겨 먹는다는 러우파오모(肉泡馍) 입니다. 빵을 잘게 뜯어 그릇을 채우고 그 그릇에 육수와 고기를 부어 죽처럼 만들어 먹는다는 시안의 설렁탕 같은 메뉴인데, 이걸 팔던 식당의 종업원이 불친절해서 맘에 들지 않았고, 뜯어 넣어야 하는 빵이 너무 뜨거워 제대로 잘게 뜯지 못해서 대충 뜯어 넣었더니 죽같은 비주얼이 나오지 않습니다. 그래도, 고기 육수가 그리웠던 우리 일행은 맛있게 먹었습니다.
러우파오모가 맛없을 때를 대비해서 시킨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면. 육수는 똑 같은데 면이 메밀이었다는 점, 그리고 국물이 조금 더 맵고 신맛이 돌았고, 청경채와 버섯이 좀 더 푸짐하게 들어 있었습니다. 예상하지 못한 괜찮은 메뉴였습니다.

시안의 또 다른 유명요리, 햄버거와 비슷한 러우지아모(肉夹馍)입니다. 이쯤 되면, 요리 이름의 모(馍)가 저 빵을 의미하는 것임을 알 수 있군요. 이 요리는, 가게에 따라 편차가 좀 큰가 봅니다. 저는 통셩샹(同盛祥)이라는 이름 높은(?) 식당에서 저 빵을 시켜 먹었는데 저는 별로 였습니다. 회족시장에 정말 줄을 길게서야 먹을 수 있는 러우지아모가 있었는데 그걸 먹어볼 걸 그랬습니다. 


양고기와 샹차이가 산을 이루는, 우리나라에 제육볶음과 흡사한 요리입니다. 단, 고추장이 아니라 고추와 샹차이를, 돼지고기가 아니라 양고기를 사용했다는 것이 차이 겠네요. 양꼬치를 일일이 뜯어먹어야 하는 것이 귀찮아 시켜서 먹었는데 저는 참 맛있게 먹었습니다. 다른 일행이 별로 좋아하지는 않더군요.

중국에서 먹었던 요리 중, 외형적인 면에서 가장 신경 쓴 메뉴였습니다. 말린 두부피를 썰어 저렇게 쌓아올리고, 그 위에 샹차이와 고추기름, 식초 등으로 버무린 일종의 전채 입니다. 생각보다 괜찮아서 남겨 둡니다.

전반적으로 시안의 요리는 식초가 들어갈 때 좀 맛있어 지는 듯. (물론 신맛을 좋아하는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3. 못가본 유적 산책

자다 일어나 보니 시간이 남아, 숙소 근처의 성벽을 올라가 봤습니다. 남문으로 올라 갔던 것 같습니다.


쭉쭉 뻗은 성벽에 그 좌우로 펼쳐진 건물들의 전경, 잘 깔린 성벽 위의 도로와 총안과 옹치, 옹벽 등의 방어 설비 등 둘러보고 수다 떨 것들이 산더미와 같은데 일단 더우니 의욕이 뚝뚝 떨어집니다. 남문에서 성벽 한쪽 누각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것으로 성벽 산책 끝. 
재미있었던 것은 똑 같은 유니폼을 입은 사람들이 성벽을 뛰고 있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는 것입니다. 자동차 회사 부터 아디다스 까지, 회사 차원에서 성벽을 뛰게 하는 것이 한참 유행인가 봅니다. 그러고 보니 이날 토요일인데, 중국은 주5일 근무를 하지 않는가 싶습니다. 

만약 주5일 근무인데 토요일에, 그것도 이 더운날 나와서 모두 같이 성벽을 돕시다...라고 한다면 그 회사 사장이나 그 행사를 주관한 인사쪽 관련자는 정말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겠다 라는 생각을 잠시 해 봅니다. 그때 뛰고 있던 사람들의 표정이 참 힘들어 보였거든요.

중국에서도 회사원은 힘든가 봅니다. 


성벽에서 내려와 종이와 붓 등을 파는 거리를 잠시 거닐어 봅니다. 그 중간에 어떤 고풍스러운 건물에서 '이제는 이 세상에 없을 것'으로 예상되는 유명한 서예가의 작품 전시회를 하는 듯 했습니다. 잠깐 들어가서 구경을 해 봅니다. 건물에는 나무가 많아 시원했고, 누군지, 뭐라고 썼는지 참 알기 어려운 그 사람의 작품으로 고상한 분위기로 잠깐 동안 이곳이 시안이라는 것을 잊을 수 있었습니다.

오후에는 못 가봤던 섬서역사 박물관에 잠깐 가봤습니다. 표가 공짜라고 하는 데, 그건 오전 1천5백명(...), 오후 1천5백명에 한정되는 인원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며 줄을 꽤나 서야 합니다. 비싼 특별 전시회 말고 일반 입장료가 20 RMB 정도이니, 왠만하면 사서 들어가 보는 것을 권장합니다. 유물도 풍성하고, 석기시대 부터 송나라까지 섬서 지역과 관련한 문물이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사람이 너무 많지만 않았어도 좀 꼼꼼하게 보고 싶었는데, 공짜표로 인해 사람이 너무 많습니다. 역사와 문화재를 많이 좋아하지 않으시면 비추 합니다.

 
박물관 관람을 끝내고 보러간 다이엔타(大雁塔)의 분수쇼. 가시기 전에 시간 확인 꼭! 하시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저는 6시30분 것을 봤는데, 좀 더 어두워진 뒤에 진행하는 8시30분 ~ 9시 분수쇼가 조명 효과로 가장 아름답다고 합니다. 물론, 낮에 보는 분수쇼도 좋습니다. 좀 더울 뿐이죠. 

이렇게, 꽤나 길었던 중국여행을 분수쇼 관람으로 마무리 지었습니다. 다음날, 호텔에서 예약했던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와서 어머님과 아버님은 인천으로, 저와 아내는 방콕으로 향했습니다. 방콕 비행기를 타기 전, 어머님과 아버님을 게이트 앞까지는 바래다 드리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서 걱정 많이 했었습니다. (망할 항공사 게이트가 너무 늦게 열려서...) 그래도 잘 도착 하셨으니 다행이지요.

초반에는 좀 후회 했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괜찮았던 여행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유명해진 중국 관광지는 이미 너무 비싸지고 불친절해 져서 효도 관광지로는 꽤나 지출을 각오하고 가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사실, 같은 비용이면 다른 국가를 추천합니다.) 오히려, 사람들이 발굴하지 못한 곳까지 도전할 수 있는 배낭 여행객들에게는 이외로 재미있는 곳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럼 모두 즐거운 시간 되시고요, 궁금하신 점 있으시면 댓글로 남겨주시면 성심껏 대답해 드릴게요.  


덧글

  • 와와 2016/09/23 06:05 # 삭제 답글

    중국 여행기 너무 잘 봤습니다. 특히 다른 블로그나 검색에서는 보기 힘든 설직한 말씀들이 많이 남네요. 1월에 부모님이랑 다른 가족들과 시안 여행을 계획중입니다. 되도록 버스를 렌트해서 다녀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드네요. 쓰신 글들을 보고 10명 대가족 대중교통 이용해보겠다는 생각은 많이 무모하다는 느낌이 들어서요. 진짜 잘 봤습니다~^^
  • Oldchef 2016/09/24 17:25 #

    도움이 되셨다니 다행이네요. 즐거운 여행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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