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보트에서 내려 종종 걸음으로 걷기를 몇 분, 우리는 왓포 사원을 볼 수 있었습니다. 너무도 반가웠습니다. 사원을 봐서 반가운 것이 아니라, 너무도 청명한 날씨에 등짝을 쪼이다 못해 후려갈기고 있는 햇살을 피할 수 있는 건물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기 때문이었지요.
그 짧은 몇 분 동안 햇볕에 서 있었다고 이렇게 더워서 못 견딜 지경인데, 여기서 살면서 일을 하는 사람들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잠깐 했습니다.
다가갈수록 타이사원 특유의 화려하고 뾰족뽀족한 지붕과 탑들이 점점 더 많이, 그리고 자세하게 눈에 들어 옵니다. 한국의 목조 사찰, 캄보디아의 석조 사원과 또 다른, 여태껏 보지 못한 양식과 건축기법에 저의 눈은 경이로 가득차고, 제 심장은 흥분으로 넘치고, 제 입에서는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그리고 뇌에서는, 왓포에 대한 호기심을 충족할 새로운 정보와 지식을 맹열히 요구합니다.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면서, 창조주가 완벽하게 조성한 자연 절경과 달리, 불완전하고, 그러기에 서로 다르며, 추구하는 바를 도무지 알 수 없는 각각의 인간들이 만들어 놓은 문물유적을 보는 것은 일종의 수수깨끼를 푸는 그런 즐거움이 있습니다. '도대체 왜 사람들은 여기에 이런 것을 이렇게 만들었을까요.' 그런 호기심에 왓포에 대해서 좀 알아 보았습니다.
타이 방콕에 위치한 왓 포(태국어: วัดโพธิ์์, Wat Pho)는 불교 사원으로 공식명칭은 "왓 프라 체투폰 위몬 망클라람 랏차워람아하위한" (วัดพระเชตุพนวิมลมังคลารามราชวรมหาวิหาร) 입니다만,간단하게 줄여서 ‘왓 포’라고 부르는 것이지요. 아유타야 양식으로 AD1781년에 지어진 왓포는 방콕이 생기기도 전에 지어진, 방콕에서 가장 오래된 사원입니다. 또한, 전성기에는 500명의 승려와 750명의 수도승이 거주한 가장 큰 사원으로 불교 뿐만 아니라 의학, 점성학 등 다양한 학문을 수행할 수 있었던 대학의 역할을 했다고 합니다.
...이 크고 아름다운 사원에 대해서는 더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그건 다음에 다루기로 하고, 일단 입장과 관련한 정보만 좀 간추리면...
- 입장료가 100 바트 입니다. 사원이라고 공짜, 이런 것 없습니다. 라오스에서도 공짜 그런 거 없습니다.
: 입장료에 생수 1병 값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날 더울 때 이것만큼 고마운 것이 없으니 꼭! 챙기시길.
- 관람시간이 오전 8시 부터 오후 5시인데, 표는 오후 4시까지만 팝니다.
- 노출도가 높은 치마나 반바지, 탱크탑, 비키니 등등은 입장이 안되오니 미리 옷은 갈아 입고 오시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 신발을 벗어야 하는 곳이 좀 많습니다.
그렇게 표를 사고 사원에 입장한 저는, 곧 바로 그 유명한 와불(臥佛)로 직행 했습니다. 그리고, 사가트를 만나진 못했지만 입을 쩌억 벌리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큰 와불이 건물 가득 들어찬 채로 누워 있는 모습은 (당연히) 처음이었습니다. 와불 자체는 캄보디아의 앙코르 톰에서도 본적이 있습니다만, 이렇게 아름다운 자태와 세공 - 금박 이라니! -으로 마무리한 와불은 본 적이 없지요. 건물에 들어서자 마자 굉장한 그 자태에 발이 땅에 붙은 듯, 그저 부처님의 얼굴만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쁘라야 붓다 사이야(Phra Buddha Saiyas), 열반에 든 부처님의 모습을 묘사한 와불은 총 길이는 46미터, 높이15 미터의 거대불상 입니다. 이 와불 덕에 왓포는 중국어로 워푸스(臥佛寺)로 불립니다. 보시다시피 와불은 야외가 아닌 실내에 안치되어 있으며, 건물 내부는 목재와 진주조개껍질로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으며, 벽면에는 불교와 관련한 벽화가 그려져 있습니다.
화려하게 장식된 부처님의 베개...입니다. 잘 보이지도 않을 베개에 쏟아부은 공력에 정말 감탄하게 됩니다. 신앙이라는 추진제가 없으면 저런 노력을 들이지는 않겠지요.

벽에 붙어 있는 벽화 입니다. 코끼리 들이 성을 공격하는 모습인 것 같은데, 어떤 내용인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이 벽화 때문에 저는 저녁에 서점에 가서 왓포와 관련한 책을 하나 사겠다고 마음을 먹습니다.

와불상의 발바닥 입니다. 진주조개로 신성한 문양과 108번뇌를 묘사하고 있습니다. 스리랑카 신앙에 따르면, 싯다르다 왕자 - 출가하기 전의 부처님의 본명 - 가 태어나고 5일이 지난 후 발에서 저런 문양이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와불을 따라 늘어서 있는 108개의 항아리 입니다. 옆에 있는 사람에게 20바트를 주면 108개의 동전을 주고, 항아리 하나에 동전 하나씩을 넣으면서 번뇌가 사라지길 기원하는 것이죠.

많은 사람들이 번뇌가 사라지길 바라는 것 같습니다.
저의 아내도 동전을 바꿔서 번뇌 소거 행렬에 참여 했는데, 앞에 있는 항아리에 동전을 몇 개씩 넣어서 뒤의 항아리는 채우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지금 번뇌가 많다고 울상이네요.
초입부터 인상이 너무 강해서, 왓포의 나머지 것들이 민숭맹숭할지 걱정입니다. 그만큼, 와불은 대단했습니다. 저는 또 보러 올 것 같군요.그렇게, 와불과 오랜 시간을 같이 보내고 다시 햇볕이 쏟아지는 건물 밖으로 나갔습니다. 그늘에 누워계신 부처님을 살짝 부러워 했다가, 문득 저 모습이 '열반'에 들고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하니 뜨거운 햇볕에 구워져도 살아 있는 것이 좋을 것 같아 후다닥 바깥으로 나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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