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동_옹느세자메(On ne sait jamais)의 솔티드 캬라멜 케이크 美食


누구를 마주칠 지, 입안에서 어떤 맛을 만날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RoundAbout에서 식사를 마친 우리는 다시 골목을 방황하기 시작했습니다. 밥을 먹었으면 응당 디저트를 먹어야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밖으로 나온지 1분도 채 지나지 않아 우리 눈에 묘한 구조의 디저트가게가 들어옵니다.

건물 한쪽 벽은 어디다 날려먹었는지, 확 뚫린 창이 시원합니다. 노천카페도 아닌 것이 노천카페의 좋은 점은 잘 챙겨먹은 구조입니다. 투박한 블록위에 발을 올리고 창가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을 지근거리에서 편하게 구경할 수 있다는 것이죠. 

신기한 것은 안쪽도 마찬가지. 원래 목욕탕이었는지 아니면 그렇게 의도한 것인지 바닥부터 앉을 자리까지 모두 타일이 깔려 있었습니다. 그리고 가운데의 '탕'에 해당하는 구조물을 중심으로 둘러 앉도록 자리가 배치되어 있었죠. 추운 겨울, 모닥불을 중심으로 둘러앉은 북방민족의 모습이 연상되더군요. 묘했지만, 재미있었습니다. 그리고 궁금했었습니다. 저렇게 앉아있으면 어떤 시간을 보낼 수 있을지, 또 어떤 맛을 볼 수 있을지.

그렇게 우리는 한남동에서 꽤나 유명한 디저트카페 '옹느세자메'에 들어섰습니다. 옹느씨 3자매가 아니더군요. 생텍쥐페리의 소설 '어린왕자'의 왕자가 했던 말이라고합니다. - 'On ne sait jamais' - 아무도 모르는 일이니까요'  하지만 옹느씨 3자매도 왠지 정감있습니다. 비록 사장님과 주인장은 두 분 다 남자분이지만 말이죠.

들어서자마자 입구의 오른쪽에 위병처럼 늘어선 단 것, 바로 그 '단 것'들이 저를 설레이게 합니다. 저녁을 얼마를 먹었던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디저트를 위해 위장에는 언제나 별도의 공간이 따로 준비되어 있으니까요. 언제,어디서라도 말입니다. 한판 가득 담긴 케이크도 좋지만 저렇게 이미 누군가의 입안으로 녹아들어가 버리고 몇 조각만 남아있는 케이크들이 더욱 사랑스럽습니다. 저도 입안 가득 베어물고 싶어지는데, 그 전에 주문은 해야겠지요.

자리에 앉아보니 정말 목욕탕 같았습니다. 굉장히 가까운 거리에서 등을 돌리고 앉거나 나란히 앉게 되는 점도 목욕탕과 비슷하네요. 그리고 어쩔 수 없이 다른 사람들을 마주보게 됩니다. 사람들이 친밀한 사람들에게 허용하는 거리가 40cm 정도라고 하는데 이 곳에서는 구조상 꽤나 가까운 거리에 다른 사람을 들이게 됩니다. 

그런데 저는 불편하지가 않더군요. 오히려 사람 구경하는 것을 꽤나 좋아하는 저에게 이 디저트 가게는 느긋하게, 서로에게 불편함 없이 사람을 볼 수 있어 좋더군요. 주문한 디저트가 나올때 까지 저는 지나가는 사람, 앉아있는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할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마치 홈즈라도 된 것처럼 추리를 하거나, 아니면 그냥 밑도 끝도 없는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케이크가 나왔습니다. 최소 다섯 종류는 먹을 수 있지만, 지갑이 가벼운 관계로 두 종류로 참았습니다.

트레이에 실려나온 케이크와 커피가 문득 사람얼굴 같아 보이더군요. 작고 귀여운 에스프레소 잔이 문어처럼 내민 입처럼 보이고, 부끄럽게 놓여 있는 흑설탕 덩어리가 코로, 그리고 망고 티라미슈와 솔티드 카라멜 케이크가 눈처럼 보였습니다. 허참. 어린애 같지만 그렇게 보이는 것을 어떻게 하겠습니까.

디저트는 평균 이상이었습니다. 은은히 감도는 짠 맛은 카라멜의 단맛을 더욱 돋보이게 하였고, 케이크는 매우매우 부드러웠습니다. 진부한 표현이지만, 문자그대로 입안에서 녹아내리더군요. 망고 티라미슈도 훌륭했습니다. 신선하다는 이유로 뻣뻣하기가 프랑스 여자를 연상시키는 생망고를 왕창왕창 올려놓으면 무조건 좋은 줄 아는 곳도 있겠지만, 저는 적당하다는 표현을 사랑합니다. 적당히 삭힌 망고를 티라미슈를 망치지 않을 정도로, 하지만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올린 이 티라미슈는 그야말로 '적절'합니다. 아 그렇게 시간이 빨리 흐를 줄이야.

그렇게 포크를 놀리고 있자니 여기저기서 두런두런 사람들의 이야기가 들려옵니다. 직장상사에서 학교의 후배이야기까지, 그리고 그들도 제가 영어단어를 외우거나 이민에 대해서 아내와 의논하는 소리를 나누어 가지겠지요. 이 곳은 그런 의도하지 않게 주변으로 흘러넘치는 사람들의 모습와 이야기를 손가락으로 찍어 맛볼수 있는 곳입니다. 그것은 다른 곳에서는 쉽게 맛볼 수 없는 이곳만의 특별한 디저트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참으로 재미있는 곳이군요.

덧글

  • 나에 2016/09/01 17:56 # 답글

    저는 너무 가까운 곳에 다른 사람들이 앉게 되어서 부담스러워 들어가보지 못한 곳이군요...
  • Oldchef 2016/09/02 09:32 #

    그렇죠. 거리를 좁히는 것을 즐기는 분도 있고, 부담스러워 하는 분도 있으니까요. 개인 취향에 따라 장소에 대한 선호는 다양할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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