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_커넉스(Canucks)의 홈런(Home Run) 美食


 산책을 가거나 장 보러 갈 때 커다랗게 붙어 있는 캐나다 국기와 독특한 이름 때문에 신경이 쓰였더랬습니다. 무슨 메뉴가 있는지, 분위기는 좋은지 언제 한번 먹어봐야지 했었는데 목요일 마침 시간이 되어 그곳에서 저녁을 먹어보았습니다. 바로 이태원 초입에 위치한 커넉스(Canucks)입니다.

 이곳의 이름은 벤쿠버 소재의 하이스하키팀, 벤쿠버 커넉스(Vancouver Canucks)에서 이름을 가져온 듯 했습니다. 관계자에게 직접 물어보지 않았으니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가게에 들어가보니 제 예상이 맞은 것 같더군요. 넓은 홀 한쪽 벽에는 빔프로젝트로 캐나다의 아이스하키 경기를 쉴세없이 틀어주고 있었으며 바(bar)위의 천장에는 캐나다 하키 선수의 유니폼으로 보이는 장식물이 늘어져 있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이 곳은 '아이스하키를 보면서 간단하게 식사를 한 뒤 본격적으로 소리지르면서 맥주를 마실 수 있는 곳'의 특징을 잘 갖추고 있었습니다. 그런 분위기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제가 찾아갔을 때는 이른 저녁이라서 그런지 사람이 없어 한산했습니다. 개인적으로 한창 경기가 진행 될 때 이곳의 분위기를 보고 싶기도 합니다. 참고로, '커넉스'는 불어를 하는 캐나다 사람이라는 뜻이며 캐나다의 아이스 하키 시즌은 매년 10월부터 다음해 6월까지 진행된다고 합니다.

 이름에서 짐작을 하시겠지만 이곳에서는 캐나다식 메뉴를 맛볼 수 있습니다. 저도 캐나다 음식을 잘 모르지만, 미리 조사를 해 두어 메뉴를 고르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진 않았습니다. 뭘 먹었냐 하면...

 프랑스계 캐나다인의 전통 서민 음식, 푸틴(Poutine) 입니다. 후렌치 프라이에 치즈커드를 가득 올리고 그 위에 그레이비 소스 - 식물성 기름 혹은 육즙으로 만든 북미 특유의 소스 - 를 뿌린, 고열량 & 고지방 음식입니다. 과연, 추운지방에 사는 사람들답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양도 풍부했고, 맛도 생각보다 괜찮았습니다. 치즈를 짜고 남은 커드를 썼다고 하지만 맛이 좋았습니다. 그렇게 짜지도 않구요. 가격도 6천5백원. 하지만 이 요리를 먹는 내내 맥주 생각이 났다는 점에서 추가 지출은 피하기 어려울 듯 합니다. 사족으로, 이 요리의 이름이 러시아의 그분과 발음이 똑같은 관계로 캐나다에서는 관련 드립이 꽤나 있다고 하네요.

 배를 채울 용도로 주문한 미트볼 샌드위치입니다. 큼직한 미트볼이 바삭 하게 구워진 빵 사이에서 토마토소스와 치즈를 흠뻑 뒤집어쓰고 있었습니다. 아름다운 자태입니다. 보고있는 것 만으로 입안에 육즙과 기름이 가득퍼지는 듯 했습니다. 아, 몸에 안좋은 맛있는 음식을 먹을때의 그 배덕스러운 즐거움이란! 칼로 반을 썰어 한 입 베어물면 역시나 예상대로 반대쪽으로 미트볼이 툭툭 떨어집니다. 그러니 조심하세요. 짠맛, 단맛 가감 없이 고기 맛으로 승부를 하려는 미트볼을 토마토 소스와 치즈가 황급히 어시스트 하는 듯 합니다. 맛있습니다. 게다가 같이 나오는 얇은 감자튀김은 맥주안주로 제격. 샌드위치는 밥으로 먹고 감자튀김으로 술을 마시라는 이 가게의 의도가 너무나도 노골적이라, 다음에는 술친구와 같이 와야겠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가격은 1만2천원. 여성분은 두 명까지도 이 한 접시로 배가 부를 듯 합니다. 

 이 곳의 시그니쳐메뉴라고 할 수 있는 한 접시, 홈런(Home Run) 입니다. 아이스 하키인데 왜 이름이 홈런...이라는 생각을 잠깐 했겠지만 뭐 무슨 곡절이 있겠지요. 겉은 바삭 하고 속은 부드럽게, 아주 잘 구워낸 돼지고기 삼겹살을 살짝 매운 맛이 도는 당근 퓨레와 절인 적양배추를 곁들여 냅니다. 주황색과 자주색의 플레이팅도 예쁘고, 맛도 훌륭합니다. 가격은 1만2천원. 고기를 좋아하면서 입맛이 까다로운 편인 와이프도 이 한 접시에는 꽤나 만족했더랬습니다. 

넓고 쾌적한 장소로 퇴근 뒤 우르르 몰려가 회식을 하거나 아이스하키에 열광하는 외국인 사이에서 이태원 특유의 분위기를 느끼기에도 좋은 장소...로 보입니다. 저도 4명 이상 손님이 와서 맥주를 먹어야 한다면 여기를 와야겠다는 생각을 했으니까요. 여러모로 좋은 가게로 보입니다.

아, 그리고 언젠가 이곳에서 하키응원을 하는 날이 있다면 다시 한번 와서 맥주를 마셔보고 싶네요.
 

덧글

  • 이글루스 알리미 2017/02/28 09:24 # 답글

    안녕하세요, 이글루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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