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_미스터 서왕 만두의 찐만두(蒸饺) 美食


 중국 연수 시절 일년 내내 만두만 먹어도 질리지 않았습니다. 올드보이를 볼 때, 십여 년 동안 군만두만 먹어도, 그 만두가 맛있다면, 그리고 게임기만 있다면 살만하겠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빵이 주님의 살이고 포도주가 주님의 피라고 한다면 저의 살은 아마 만두가 될 성 싶습니다. 그 정도로 저는 만두를 좋아하고 먹어도 먹어도 물리지 않았습니다.

 메뉴 자체에 대한 편애가 지나치게 강한 관계로, 만두라면 다 잘 먹었던 저는 굳이 맛있는 곳을 찾지는 않았습니다. 딘타이펑의 샤오롱빠오 정도만 시간 내어 찾아가서 먹을 정도였고, 만두가 먹고 싶으면 백화점 푸드코드의 왕만두도 맛있게 잘도 먹었지요. 

 하지만 요즘, 중국사람들의 한국 진출에 힘입어 맛있는 만두집에 여기저기 생기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드릴 곳도 주인장이 화상(華商)인 곳이지요. 바로 신촌에 위치한 미스터 서왕 만두 입니다.

 위치나 인테리어는 그냥 분식집 입니다. 하지만 만두집이 너무 잘 꾸며져 있으면 이유 없이 맛이 없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데, 그런 면에서 이 곳의 소박 & 단촐한 분위기는 오히려 좋았습니다. 

 가게에 들어서면 '여기 만두가 맛이 있나 보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 일단 메뉴가 찐만두, 군만두, 샤오롱빠오, 새우만두, 그리고 해물탕 밖에 없습니다. 난잡한 다른 메뉴가 없는 걸로 보아 만두만 해도 장사가 된다는 이야기이지요.
그리고 사람이 많았습니다. 화요일 점심때가 살짝 넘었었는데도 말이죠. 1인분에 5천~7천원인 저렴한 가격도 한 몫 했겠지만 맛이 없으면 사람이 많을 리가 무방합니다. 넘치는 기대감에, 찐만두와 군만두, 그리고 샤오롱빠오를 1인분씩 주문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만두가 나왔습니다.

  먼저 종업원들은 쩡지아오(蒸饺)라고 부르고 우리는 찐만두라고 하는 그 분을 소개합니다. 하나 하나가 무척 크고 아름답습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얇은 피를 통해 꽉 찬 만두 속과 육즙(!)이 보입니다. 조심조심 들지 않으면 무심한 젓가락에 육즙이 새버리는 안타까운 상황이 발생하지요. 살며시 들어 입안에 넣고 나서야 한입 왕창 베어 뭅니다. 그때, 입안 가득 왈칵 터지는 육즙. 그 간간하고 기름진 육즙과 고기 속의 조합은 정말 대단합니다. 두터운 피와 간이 안된 속으로 인해, 일반적인 찐만두는 간장에 찍어먹기 마련인데 여기는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그대로 먹어도 맛있고, 한입 한껏 포만감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맛있다는 말 말고는 하기 어려운 만두였습니다.

 다음은 샤오롱빠오. 생각보다는 피가 조금 두껍고, 크기도 약간 큰 편입니다. 혼자만의 생각이지만, 이 집 샤오롱빠오는 주력이라기보다는 번외편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하지만 결코, 샤오롱빠오가 맛이 없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찐만두에서 저를 감탄시켰던 그 속과 육즙은 이 메뉴에서도 여전히 위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다만, 찐만두에서 너무 눈이 높아져버렸기 때문일까요. 샤오롱빠오에서 기대하는 부분에 대한 도약 - 예를 들어 피는 샤오롱빠오 치고는 좀 두꺼운 편이었죠 - 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을 뿐 이 메뉴 또한 매우 맛있는 메뉴였습니다. 

 
  마지막으로 군만두 입니다. 요즘 군만두 조리법의 큰 흐름이 '반은 바삭하게 반은 촉촉하게' 였던가요. 여기 군만두는 그런 것 없이 통째로 튀긴, '중국 요리 서비스 군만두'에 가까운 모습니다. 지옥처럼 바짝 튀긴 덕에 겉은 바삭 하고, 속의 육즙은 남김없이 껍질에 스며들어 짭짤한 맛이 돕니다. 하지만 덕분에, 찐만두에서 느꼈던 임팩트 강한 속은 여기서는 만날 수가 없었습니다. 원래 군만두의 메인 플레이어는 속이 아니라 튀겨진 겉이라고 저는 강력히 주장하지만, 역시 조금 아쉬운 마음을 금할 수가 없네요. 

 결과적으로 미스터 서왕 만두는 매우 맛있는 곳이지만, 제가 메뉴를 잘못된 순서로 먹었기에 아쉬운 곳이 되고 말았습니다. 군만두와 샤오롱빠오를 다 먹은 뒤, 찐만두를 먹었어야 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조만간 그곳을 다시 찾아가 다른 순서로 먹어볼 생각입니다. 

 하지만 오늘 저녁에는 신촌까지 가기 귀찮으니 집에서 비비x 만두나 튀겨 먹어야겠네요.

덧글

  • 이글루스 알리미 2017/03/08 08:58 # 답글

    안녕하세요, 이글루스입니다.

    회원님의 소중한 포스팅이 3월 8일 줌(zum.com) 메인의 [이글루스] 영역에 게재되었습니다.

    줌 메인 게재를 축하드리며, 게재된 회원님의 포스팅을 확인해 보세요.

    그럼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