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팩스(Halifax)+3: 아내는 계좌를 열었습니다. 海外生活


  캐나다 도착 3일차, 금요일 입니다. 주말이 와서 모든 공공기능이 멈추기 전에 아내는 둘 중 한 명이라도 자금 융통을 위한 계좌와 비상연락을 위한 핸드폰을 개통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비중화권 국가에서는 무용지물인 저는 아내의 결정에 무조건 복종, 오늘은 그녀를 따라 은행과 쇼핑몰에 가기로 합니다.

 아내의 사전조사(?)에 따르면 핼리팩스(Halifax)에서 유명하고 접근성이 높은 은행은 스코샤뱅크(Scotia Bank)와 토론토-도미니언뱅크(TD Canada)라고 하더군요. 그런데 현재 머물고 있는 다트머스(Dartmouth)지역에는 토론토 - 도미니언 뱅크가 아닌 그 자회사인 TD 트러스트(TD Trust) 지점 뿐이었습니다. 상호신용금고보다는 은행과 거래를 트고 싶었던 아내는 그렇게 스코샤뱅크와 상담 예약을 어제 했었습니다.

 캐나다의 계좌 오픈은 한국과 달리 창구에서 뚝딱 되는 업무가 아닙니다. 상담 및 서류작성에 한 시간 가량 소요되는 꽤나 큰 일로 미리 은행에 연락하여 예약을 해야 합니다. 약속 시간에 늦는 것 보다는 미리 가서 주변을 돌아보기로 한 우리는 예정 시간보다 꽤 일찍 숙소를 나섰습니다.

 다트머스 다운타운으로 가는 길, 코발트 물감을 찍어 붓으로 그어 놓은 듯 펼쳐진 호수 주변에 사람들이 모여 조정(Rowing) 훈련을 하고 있었습니다. 금요일이고 점심도 안된 시간인데. 저 사람들은 출근도 하지 않는 것인지. 부러울 따름 입니다. 그러고 보니 임시로 머무르는 다트머스 지역의 별명이 '호수의 도시(City of Lake)'라고 하더군요. 

 아름답지요? 이 계절의 핼리팩스는 정말 살기 좋은 곳인 것 같습니다. 뭐, 겨울이 되면 '겨울왕국'으로 돌변한다고 하지만 그래도 즐길 수 있을 때 즐겨야 겠지요.

 그렇게 걸어걸어 다운타운에 도착, 스코샤 뱅크의 다트머스 지점으로 들어갔습니다. 안내 데스크의 직원에게 예약하고 왔다고 하니 곧 담당자를 불러 주더군요. 그 후 저와 아내는 한 시간 가량 이런 저런 설명도 듣고 수다도 들어가면서 - 저는 영어 듣기 평가를 하는 기분이었습니다. - 계좌를 열었습니다.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촌놈인 저는 여러가지 점에서 한국과 다른 스코샤 뱅크 계좌의 특징에 많이 놀랐습니다. 몇 가지 점을 정리하면...

 - 계좌에는 소비에 중점을 둔 체크어카운트(Check Account)와 저축에 중점을 둔 세이빙 어카운트(Saving Account)로 구분 할 수 있음. (더 많은 종류가 있지만 일단 이정도로...)

-  자신의 돈을 찾는데 회수 및 방식에 제한이 없는 한국과 달리 캐나다에서는 찾을 수 있는 돈의 한도 및 기간(1개월),방식(ATM 혹은 직접)에 따른 횟수 제한이 있음. 단, 스코샤뱅크의 경우 스튜던트 어카운트(Student Account)를 제공하는데 이 경우 출금 회수에 제한이 없음.

- 인터넷으로 계좌간 이체를 할 때 매건 별로 별도 인증을 해야하는 한국과 달리 캐나다는 그런 번거로움이 없음. 

- 인증 또한 자신의 이메일과 별도의 비밀번호로 끝.  사용하는 쪽이 보안을 걱정 할 정도로 간단함.

- 스코샤 뱅크는 영화관 및 관련 사업도 운영하는(!) 독특한 은행으로 체크카드 및 신용카드 실적에 따라 적립된 포인트로 산하의 영화관을 이용할 수 있음. 학생계좌의 경우 포인트가 더블로 적립됨.

이렇게 사용하기 쉬운 은행계좌이지만 만드는 것은 쉽지가 않아서 두 건 이상의 ID가 필요합니다. 일반적으로 운전면허나 SIN(Social Insurance Number), 여권 등을 요구하는데 막 들어온 외국인으로 챙길 수 있는 것은 여권과 SIN 뿐이겠네요. 사실 SIN을 발급해준 이민국 직원은 은행계좌를 오픈하거나 핸드폰을 만들때 SIN을 제공할 필요가 없다고 했지만, 은행과 통신사는 다른 신용근거가 없는 외국인에게 SIN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시스템적으로 이해가 안가는 부분입니다만...어쩔 수 없나 봅니다.

 상담 받고 서류작업하니 한 시간이 금새 지나갔습니다. 예약 한 김에 제것도 같이 할 수 있나 했더니 왠걸, 저는 또 따로 예약을 해야 한답니다. 한국이라면 펄펄 날 뛰는 사람도 있겠지만 저는 이런 여유가 좋습니다. 저는 다음주 화요일에 상담을 받기로 하고 상담 담당자와 기분좋게 악수를 하고 은행을 나섰습니다. 

 다음은 핸드폰이군요. 핸드폰을 만들려면 다트머스가 아닌 할리팩스로 넘어가야 합니다. 드디어, 바다을 건너가 보는 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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