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팩스(Halifax)+4: 대잠함 새크빌(HMCS Sackville - K181) 海外生活

 
 캐나다에서 맞이하는 첫 주말이지만, 막상 어디로 가야할지 우리는 알 수 없었습니다. 마음 속에서는 어서 빨리 부동산과 신용카드를 처리하고 영어공부나 글쓰기에 매진하고 싶은 마음이 컸지요. 정작 바빠지면 주말 또 주말 노래를 부르면서 말입니다. 그래도 집을 나서면서 눈에 들어오는 아름다운 주변 풍경에 근심걱정은 조금씩 옅어지기 시작합니다.

 에어비앤비 숙소의 발(Val)과 은행에서 계좌를 열 때 아주 친절하게 도움을 주었던 낸시(Nancy)가 이번 주 내내 30여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할리팩스 재즈 페스티벌이 열린다고 했었습니다. 무료 공연도 꽤나 있다고 하니 일단 그 중 하나를 찍어 가보는 것으로 아내와 협의가 되었습니다.

 느지막히 일어나 정오에 못 미치는 오전, 어제보다 아주 조금 더 익숙해진 페리를 타고 할리팩스로 넘어갑니다. 터미널에서 가까운 곳에서 이른바 '할리팩스 빅밴드'의 재즈 스탠다드 공연이 있다고 해서 항만의 산책로를 천천히 걸어 그쪽으로 다가갑니다. 항만보도에는 푸틴이나 파이, 피쉬앤 칩스를 파는 작은 가게들이 들어서 있었고 그 앞으로 주말을 즐기러 나온 주민과 휴양객들이 오가고 있었습니다. 보고만 있어도 흐뭇해지는 풍경입니다. 그런데, 그 와중에 저를 더욱 흐뭇하게 만드는 것이 눈에 들어옵니다. 

 비록 그 선체에는 어울리지 않는 해산물이 그려져 있고, 군함으로 보기 어려운 밝은 푸른색으로 덧칠되어 버렸지만 선수의 4인치 MK.IV와 브릿지의 대공포에서 나는 군함이라고 주장하는 강한 정체성이 느껴집니다! (무슨소린지...) 실제로 물에 떠 있는 플라워급(Flowr-Class) 대잠함 - 시기에 따라 코르벳(Corvette)을 한역할 단어가 달라 임의로 붙인 명칭이오니 혹시 껄끄럽더라도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 을 여기서 볼 줄이야. 저도 모르게 저의 발길은 그 아름다운 함정으로 향했습니다.


 가까이 다가간 함미에서 폭뢰 투하대 2기와 대공포 3문이 눈에 들어 왔습니다. 함미 뿐만 아니라 양쪽 옆에도 폭뢰를 투하 할 수 있는 장치가 나란히 배치되어 있었습니다. 오오오...함미에 뚜렷이 적혀있는 K181. HMCS(Her Majesty's Canadian Ship) 새크빌(Sackvile)입니다.

 대전 중에 대서양을 오가는 상선을 보호하며 독일 해군의 U보트를 격파했던 이 함선은 현재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수병 복장을 입은 직원이 뱃전에 서서 배에 오르는 사람을 안내, 배의 구조와 기능 그리고 이 배와 관련된 여러가지 역사적 사실을 설명하는 듯 했습니다. 저도 기회가 되면 그 설명을 들어보고 싶었습니다만, 이 날은 내키지 않아 그냥 지나쳤더랬죠. 하지만 꼭! 다시 방문할 예정입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저는 저의 개인적인 취향을 만족시켜주는 광경은 이것이 마지막일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저의 착각. 재즈와 커피를 찾아 여기저기를 다니는 중 저에게 있어 굉장한 보물이 산재한 곳이 있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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