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팩스(Halifax)+5: 괜찮은 커피가게, 와이어드 몽크(Wired Monk) 海外生活

 
 집을 구하지 못해서 마음이 조급합니다만, 이 곳의 부동산은 토, 일요일에 일하지 않습니다. 참으로 바람직한 업무환경이라고 생각합니다. 돈을 벌고 싶으면 오너 = 사장이 직접 하겠지요. 여하큰 그런 관계로 저와 아내도 주말에는 강제 휴식모드. 그리하여 동네 지리도 익히고 도서관도 찾아볼 겸 바다 건너 할리팩스로 넘어가 여기저기 돌아다녀 보았습니다.

 재즈 페스티벌의 마지막 날, 거리 여기저기에서는 마지막 공연을 즐기는 사람들이 듬성듬성 눈에 들어옵니다. 이 축제가 끝나도 아쉽지 않은 것이, 여름 성수기의 할리팩스에는 매주 이런저런 명목으로 다양한 페스티벌이 진행됩니다. 랍스터 축제라든지 식민시대의 롱쉽(Long Ship)축제 라든지 말이죠. 이 찬란한 휴양기간이 끝나기 전에 저도 좀 즐길 수 있어야 하는데 말이죠. 집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지가 않습니다. 집 구하기의 어려움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자세히 전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하튼,

늦은 아침과 점심은 할리팩스의 커피가게에서 먹기로 아침 침대에서 아내와 협의 하였습니다. 적당한 곳이 있는지 미리 구글 맵으로 찾아본 결과 이런저런 재미있는 이름의 커피샵이 눈에 들어옵니다. 예를 들어...

- Weird Harbor (기묘한 항구)
- Cabin Coffee (객실 커피)
- Uncommon Ground (독특하게 갈아내었습니다.)
   * Common Ground : '공통점'이란 단어에서 따 온 말장난 처럼 보임.
- The Smiling Goat (웃는 염소)

그 중 한 곳을 가려고 헤매이다 눈에 들어온 곳이 있었으니, 그곳 이름도 웃기더군요. 와이어드 몽크(Wired Monk), 이른바 '흥분한 수도사' 입니다.

 가게 간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신을 섬기는 수도사가 두 손 높이 들어 커피 원두를 찬양하고 있습니다. 커피 원두는 마치 태양처럼 하늘에 떠서 온 세상에 카페인의 축복을 뿌리고 있고, 그 축복을 받아 한 껏 고양된 양들이 둥실둥실 평원을 달리고 있었습니다. 이 모든 모습이 중세 화풍으로 그려져 식민시대의 느낌이 남아있는 거리와 카페 건물과 잘 어울렸습니다. 도대체 왜 카페 간판으로 수도사가 등장한 것일까요.

 이 부분에 대해 '와이어드 몽크'의 홈페이지에서는 아래와 같이 소개하고 있습니다. 

 '...COFFEE WAS FIRST DISCOVERED MANY CENTURIES AGO IN NORTHERN AFRICA BY A HERDER WATCHING OVER HIS FLOCK.

HE NOTICED HIS SHEEP BECAME QUITE “PEPPY” AFTER EATING THE BERRIES FROM ONE PARTICULAR BUSH. CURIOUS AS TO THE EFFECTS OF THESE BERRIES HE PICKED A HANDFUL AND ATE THEM. MOMENTS LATER HE FELT REVITALIZED AND ENERGIZED.'

 '매우 오래전 커피는 북아프리카에서 한 목동에 의해 발견 되었습니다. 그는 그의 양들이 독특하게 생긴 덤불의 열매를 먹고 꽤나 '생기 발랄하게' 뛰어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열매의 효능에 호기심을 느낀 목동은 그 열매를 한 웅큼 쥐어 입으로 가져갔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 그는 에너지와 활력이 넘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까지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커피의 기원과 일치합니다. 에티오피아 등지에서 자생하던 커피는 목동 '칼디(Kaldi)'에게 발견되어 이집트와 아랍등지로 전파되었습니다. 

 '...NEWS REGARDING THE EFFECTS OF THIS “MYSTICAL” BERRY SPREAD RAPIDLY THROUGHOUT THE LAND.

WHEN THE BENEDICTINE MONKS RECEIVED WORD OF THIS AMAZING FRUIT, LARGE QUANTITIES WERE GATHERED, DRIED AND TRANSPORTED TO THE MONASTERIES. THE MONKS THEN COMBINED THE DRIED BERRIES WITH WATER AND DRANK THE RESULTING LIQUID. THIS PROVIDED THEM WITH GREATER EXHILARATION FOR LATE NIGHT PRAYER…  AND THUS, THE LEGEND OF… THE WIRED MONK...'

 '이 신비한 열매의 효능에 대한 소식은 곧 각지로 전파되었습니다. 베네딕트회의 수도사들이 이 놀라운 열매에 대한 소식을 듣고 다량의 열매를 모으고 말린 뒤 여러 수도원으로 퍼트렸습니다. 수도사들은 이 말린 열매를 물과 섞어 마셨고, 그로 인해 그들은 매우 즐거운 마음으로 심야예배에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흥분한 수도사들의 전설이 시작되었습니다.'

 뭐, 다들 아시겠지만 뒷 부분은 증명되지 않은 허구의 이야기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공식적으로 유럽에 커피가 유입되게 된 시점은 빨라야 오스만 제국이 오스트리아의 빈을 점령한 때로 1529년도의 일입니다. 중세의 수도사가 활약했던시기보다는 꽤나 뒤의 이야기이지요. 하지만 브랜드 컨셉에는 적합한 픽션이기 때문에, 저는 이 전설이 매우 마음에 들었습니다. 더하여,

 이 곳의 커피와 식사메뉴는 꽤나 맛이있었습니다. 커피는 약간 신맛이 강하지만 '다른'프랜차이즈에 비하면 상당히 맛이 있었으며, 폭신한 크림이 듬뿍 올라간 당근 케이크나 달콤 매콤한 칠리소스와 잘 어울리는 큼직한 사모사도 질과 양적인 면에서 매우 훌륭한 메뉴였습니다. 카페에서 사모사라니.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조합인데, 먹어보니 정말 괜찮았습니다.

 그리하여 일요일 오전은 이 카페에서 시간을 쭈욱 보내다가, 오후는 도서관과 거리, 공원을 거닐며 햇볕도 쬐고 가벼운 쇼핑도 하고 그렇게 시간을 보냈습니다. 어떻게 그 시간이 지나갔는지 기억도 잘 나지 않을 정도로, 한가하고 느긋하고 여유로운 주말이었습니다.

 돌이켜 보면, 이때 쉬어 둔 것이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덧글

  • ㅌㅌㅌ 2017/07/23 04:29 # 삭제 답글

    Harbor는 해안이 아니고 항구입니다...그리고 wired monk는 체인점이구요..
  • Oldchef 2017/07/23 19:13 #

    네,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몇일 전의 글을 쓰다보니 제대로 살펴보지 못했네요. 댓글로 의도하신 바에 적절하도록 글을 고쳐두었습니다. 마음에 차실런지는 모르겠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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