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팩스(Halifax)+41: 비건용 글루텐프리 김치를 시험삼아 만들었습니다. 海外生活


설명하자면 이야기가 길어서 간단하게 정리하면,

파머스마켓에서 김치를 팔고 있는(!) 영국여인(!!)을 알게 되어, 그 사람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우리가 김치 만드는 법을 공유하게 되었습니다. 젓갈을 못 찾아 젓갈 없이 담근 우리집 김치를 맛보고 괜찮다고 느낀 제시 - 그 영국여자 - 는 비건(Vegan)용에 글루텐 프리 - 밀가루를 쓰지 않고 - 용 김치를 만들어 볼 것을 제안했습니다. 그리하여 목요일, 다 같이 모여서 김치를 만들기로 약속을 했습니다. 장소와 재료는 제시가 제공하고, 만들 분량은 10여병 가량.

그래서 그 전에 나와 아내는 집에서 김치 담그는 법을 복습해 보았습니다. 
잘 되서 파트타임 잡이라도 얻게 되면 더할 나위 없고, 적어도 여기에서 친구 한 명은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서 말이지요. 사실 이 모든 사태는 추진력이 넘치는 아내가 다 저지른 일이라서 저는 그냥 쫓아만 가고 있습니다.

여하튼, 그 방법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1. 먼저 배추와 무를 씻고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을 정도로 설겅설겅 썰어 소금에 절입니다. 많이 담가 오래 먹을 김치가 아니기 때문에 먼저 썰어두는 것이 절이기도 편합니다. 소금량도 건강과 보존 기간을 생각하면 그렇게 많이 뿌리지 않아도 됩니다.

2. 소금에 절인 무와 배추는 상온에서 서너시간 숨이 죽을때까지 내버려 둡니다. 숨이 죽는지의 여부는, 배추잎을 하나 골라 접었을 때 뚝 뿌러지지 않을 정도로 물러지면 숨이 죽은 것으로 보면 됩니다.

3. 양념장을 만듭니다. 일반적으로 밀가루를 물에 풀어 끓여 밀가루 풀을 만드는데 우리는 글루텐 프리 김치를 만들 예정인지라 전라도식으로 밥을 지어 양념장을 만들었습니다.

일본에 직접 가서 사온 밥솥과 이곳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는 쌀로 밥을 짓습니다. 밥을 많이 넣을 것이 아니기에 조금만 해도 됩니다.

양념장에 쓸 파와 양파, 레드 칠리와 사과입니다. 고추가루도 팔지만 가급적 현지 재료를 쓰고 싶어 파프리카를 사용했습니다. 원래는 홍시를 하나 넣어야 하는데, 홍시가 없으니 단맛을 위해 사과를 넣습니다. 

푸드프로세서에 들어갈 정도로 재료를 썰어 내고...

지어낸 밥 조금과 함깨 푸드프로세서에 갈아냅니다. 

밥알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잘게 갈아낸 뒤, 이 양념장 또한 상온에서 한 두시간 숙성시킵니다. 밥알이 보이지 않아야 김치가 지저분해 보이지 않습니다. ^^:

4. 여기가 힘이 좀 들어가는 부분인데, 숨이 죽은 배추와 무에서 소금기를 씻어낸 뒤 수분을 짜 냅니다. 소금을 박박 씻어내고, 두 손으로 힘을 주어 배추와 무의 물기를 짜 냅니다. 여기서 잘 짜 내어야 양념을 잘 먹기에 인정사정 볼 것 없이, 몸살이 날 정도로 짜 내는 것이 좋습니다.

5. 숙성된 양념장과 무와 배추를 버무립니다. 썰어둔 파는 여기서 투입.

병에 넣어 상온에서 12시간 정도 삭힌 뒤, 냉장고에서 다시 일주일을 숙성시킵니다. 소금과 물의 량에 따라 조금씩 시간차가 있지만 보통 일주일이 지나면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매운기가 빠집니다. 

그리하여 얼렁뚱땅 비건용 글루텐프리 김치를 만들었는데 역시 고추가루가 없으니 조금 밋밋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맛은 잘 들것 같군요. 한국에서도 안 담가 먹는 김치를 여기서 만들어서 외국인에게 알려줄 줄이야. 여하튼 그 친구가 이 맛을 맘에 들어해야 할텐데 말이죠.

뭐, 목요일이 오면 알게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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