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중부(13일차),몬트리올,스태쉬카페(Stash Cafe)&거리구경 - Canada Road Trip,NB/QB/ON


 아내와 저녁을 먹기로 한 곳은 스태쉬카페 - 뭐라도 숨겨놨나? - 라는 폴란드식 레스토랑이었습니다. 어떻게 이런 곳을 찾아내는지, 길 가다가 적당한 곳 있으면 들어가서 먹는 것이 습관이 된 저로써는 도무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외관 상으로는 그렇게 특별한 것이 없어보이는 평범한 장소로 보였습니다. 하지만 들어서는 입구에서 바로 눈에 들어온 피아노와 넓직한 실내를 차분히 꾸며놓은 목조 인테리어, 친절한 종업원 등이 이 작은 식당을 괜찮은 곳으로 바꿔놓고 있었습니다. 약간은 느끼하지만 싱글벙글 웃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던 남자 종업원이 경쾌한 인사와 함께 메뉴판을 가져다 주었고 저와 아내는 약간의 고민과 협상 끝에 저녁 메뉴를 정할 수 있었습니다. 

가장 먼저 주문한 'FLAKI'는 폴란드의 전통 스프라더군요. 'Honeycomb', 그러니까 소의 제2위인 벌집위를 주재료로 쓴 스프입니다. 내장탕의 아주 세련된 버전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더위에 시달린 저에게는 아주 반가웠던 보양식이었기에, 저는 바닥까지 다 긁어먹었습니다.

다음으로 'GOLABKI - Two cabbage rolls filled with pork and rice, served with potatoes, salad of the day and a tomato sauce.' 양배추롤은 언제나 흰소스라고 주장하는 저에게 토마토소스는 약~간 이단스러운 느낌이 있지만 맛있으면 제가 무슨말을 하겠습니까? 다만 오늘의 샐러드라고 나온 것이 사워크림에 절인 오이무침...같은 느낌이라 좀 애매했습니다만 역시 전반적으로 만족했던 한 접시였습니다.

마지막은 KIELBASA. 사우어크라프트와 포테이토 샐러드와 함께 제공되는 수제소시지. 별것 아닌 메뉴였지만 소시지 맛이 참으로 훌륭했습니다. 맥주가 절로 생각나는 한 접시. 그러고보니 맥주를 시킨것 같기도하고? 기억이 안나는 것 보니 맥주맛은 신통치 않았나봅니다.

두번재 소시지를 썰때쯤 해서 잘생긴 청년 한명이 익숙한 솜씨로 피아노를 치기 시작합니다. 감미로운 선율이 레스토랑을 채우고 그 사이로 두런두런 들리는 이국적인 언어로 이루어진 대화들, 금속 식기가 접시를 스치는 경쾌한 소리 등이 드문드문 들려옵니다. 창문으로 들어오는 노란 햇볕을 보녀 대낮에 저녁으로 바뀌는 것을 즐길 수 있는 여유로운 시간. 여행을 가면서 가장 행복하다고 느끼는 순간, 그것은 바로 평소라면 차분히 바라 볼 수 없었던 것들, 맛 볼 수 없었던 것들을 시간을 들여 볼 수 있을때가 아닐까 싶습니다. 여행지의 맛있는 한끼는 빼 놓을 수 없는 그런 순간들 중 하나겠지요.

식사를 마치고, 웃는 모습이 유쾌했던 그 종업원에게 두둑히 팁을 주고 - 제 스스로에게 놀랄 정도로 많이 - 아내와 저는 거리로 나섰습니다. 천천히 걸어 숙소로 가면서, 몬트리올에서의 마지막 저녁을 기념할 아름다운 건물들을 눈에 담아두려 했지요.

가는 도중 마주친 노틀담 대성당. 한번 들어가볼까 싶었지만 늘어선 줄을 보고 기겁. 기다가 스테인드 글라스를 가장 잘 즐길 수 있는 시간은 저녁이 아니라 대낮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이 곳 내부 관람은 다음 기회로 미루고 그 앞 광장을 거닐면서 바깥 구경이나 실컷했습니다.


성당 앞 광장 맞은 편에 있던 극장. 로마의 판테온...을 연상시킨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몬트리올 공공예술 작품중 하나인 'The English Pug and The French poodle' 캐나다, 특히 몬트리얼에 영향을 미친 영국과 프랑스의 영향력과 상호간의 미묘한 라이벌 의식을 그려낸 작품입니다. 영국의 대표적인 애완견인 Pug를 안고 프랑스계 캐나다사람들에게 종교적으로 영향을 미친 노틀담 대성당을 바라보는 영국 신사와 그 반대편의 북쪽 코너에 서서서 프랑스의 애완견인 푸들을 안고 경제적인 영향력을 대표하는 Bank of Montreal의 HeadOffice 건물을 바라보는 샤넬스타일의 프랑스 여인의 조각으로 이루어진 이 작품은, 아마도 이 광장에서 가장 유명한 공공예술물 - 뭐 이것 말고 다른 공공예술물이 없으니까요? - 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해는 점점 저물어가고, 더위를 피해 건물로 숨어들었던 관광객들이 쏟아져나오면서 대낮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몬트리올의 거리를 채우고 있었습니다. 저와 아내는 그 건물들, 사람들 사이로 요리조리 몬트리올의 거리와 골목을 쏘다녔습니다.

거리에는 도무지 용도를 알 수 없는 건물도 있었습니다. 둥근 돔 위에 서 있는 성자와 종교적인 조각상들은 교회? 성당?인가 싶다가도 건물 한쪽면으로 툭 튀어나온 느낌으로 붙어있는 목재 구조의 발코니를 보면 전망대 같기도 하고...뭐 다시 몬트리올에 갈 때 쯤이면 여기 수리도 다 끝나 있겠지요.


자끄 카르티에 광장의 넬슨 동상. 이 광장은 구 시가지 관광 문화의 중심지로 주변에는 많은 레스토랑과 노천 카페가 있었습니다. 덕분에 몬트리올 시만들과 관광객들이 바글바글.

레너드 코헨의 초상 외에도, 몬트리올에는 수준높은 솜씨의 벽화들이 많이 있습니다. 오죽했으면 벽화만 찾아다니는 투어가 있을 정도라고 하네요. 윗 사진의 닭은 닭고기를 전문으로하는 레스토랑 옆에 그려져 있었습니다. 멀리서 보면 괴물 닭이 주차된 차 위에서 난동을 부리는 모습처럼 보이더군요.

또 다른 건물 옆에 그려져 있는 벽화. 그림이 아니라 정말 압정으로 꽂아 놓은 것 같은 표현력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윽고 해가 저물고 하나 둘 조명을 밝히는 몬트리올의 밤거리는 더욱 아름다워졌습니다. 무작정 걷기만 해도 즐거울 것 같은데...사실 여기까지 왔을때 너무 힘이 들어서...저와 아내는 곧 바로 숙소로 돌아가 씻고 깊은 잠에 빠져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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