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중부(14일차),뉴브런즈윅(NB);프레드릭턴(Fredericton) - Canada Road Trip,NB/QB/ON


 프레더릭턴(Fredericton)을 마지막 경유지로 선정한 이유는 세가지 정도가 있었습니다. 

- 몬트리올에서 집으로가는 최단 루트에서 적당히 하루 자고 갈만한 위치에 바로 이 곳이었고,

- 뉴브런즈윅의 주도는 과연 어떤 모습인지 겉핧기로나마 보고 싶었기도 했으며, 

- 아내와 온라인으로 연락을 주고받던 분이 이 곳에 살고 있었기에 기회가 되면 만나봤으면 했었기 때문입니다.

프레드릭턴에 오기 전 날, 아내는 미리 그 지인에게 연락을 해서 약속을 잡아두었습니다. 저와 아내는 B&B에 도착해서 주인장에게 인사를 하고 짐을 풀고 간단하게 씻은 뒤, 옷을 갈아입고 약속된 장소로 나갔습니다. 작은 브루어리에서 직접 양조한 맥주를 파는, 젊은 감성의 맥주집에서 보기로 했었지요. 특이했던 점은 안주를 파는 것은 그 맥주집이 아니라 옆에 서 있던 또 다른 푸드트럭이었다는 것이었죠. 한국이었으면 둘 다 자기가 하려는 욕심을 부릴 것 같기도 한데 이런 점에서는 참 서로 잘 챙겨주는(?) 캐나다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 곳에서 지인 - A모양 -과 그 동생을 만난 우리는 각자 맥주를 시키고 푸드트럭에서 사온 음식으로 먹고 마셨습니다. 그리고 각자 서로가 사는 방식과 서로의 고민을 적당한 수준까지 공유하면서 필요한 정보와 감정을 공유했습니다. 그렇게 어느 정도 배를 채운 우리는 슬슬 걸어서 프레드릭턴을 구경하기로 했습니다. A 모양의 정보에 따르면 지금 강변에 노천시장이 열리고 있으니 거기 가보는 것이 좋다고 해서 그리로 가기로 했습니다.

가는 길에 눈에 들어온 옛 시청 건물. 잠깐, 지금도 시청으로 쓰고 있나?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이 건물양식은 여행 초반 캠프빌튼에서 봤던 시청 건물과 비슷한 것 같아서 반갑더군요.

노천 시장에는 꽤나 많은 사람이 모였있었습니다. 뭐 쓸만한 물건이 많은가 싶었는데, 사실 그렇게 괜찮은 물건은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아는 사람을 보고 즐겁게 인사를 하고 서로 허그를 하고 상인들과 가벼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보고 아마 이 시장의 손님들도 물건을 사는 것 보다 사람구경 및 안부인사를 하는 것이 시장 나들이의 주 목적으로 보였습니다.

시장이 열리는 강변 한켠에 이상한 모양의 기둥이 서 있어서 무언가 A 모양에게 물어봤더이 이 강이 범람할 때 그 높이를 표시해둔 기둥을 세워둔 것이라고 합니다. 허허..가장 최근에 세워진 기둥은 거의 2m가 넘는 높이의 기둥이 서 있었는데 데 그럼 주변 건물의 1층은 거의 전부 물에 잠겼을 것 같다고 이야기하자 실제로 그랬다고 하더군요. 덕분에 원래 강변을 중심으로 조성되어있던 다운타운 상권이 최근 몇 년간 홍수의 여파로 급격히 쇠퇴했다고 하네요. 젊은 사람들도 일자리를 찾아 다른 동네로 떠나는 경우가 많아서, 프레드릭턴의 경제 전망은 그렇게 밝지 않다고 하네요.

홍수에 뜯기고 시달리다못해 허물어버린 옛 다리의 남은 부분이라고 합니다. 물론 새로 만들어진 다리가 있으니 실제 교통에는 지장이 없겠지만, 을씨년스럽게 남아있는 다리의 다리(?)부분이 프레드릭턴의 아물지 않는 홍수의 상처를 상징하는 것 같아 안타까웠습니다. 

시장을 둘러보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산책을 한 우리와 A모양은 비버브룩(Beaver Brook)아트 갤러리에서 헤어졌습니다. 서로 언제 또 만날지 모르지만 건강하고 하는일 잘 되기를 빌었지요.

아트갤러리에 들어가 표를 사려는 우리에게 좋은 소식 하나와 나쁜 소식 하나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좋은 소식은, 이 날 아트갤러리에서 진행되고 있는 문화단체의 행사로 입장료가 무료라는 것. 나쁜 소식은 여기에서 꼭 보기를 원했던 달리(Dali)의 산티아고 엘 그란데(Santiago El Grande)가 걸린 곳에서 그 행사가 진행되는 관계로 그 그림을 볼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죠. 아놔...

그래도 입장료가 공짜이니 안들어가 볼 수가 없었지요.저와 아내는 천천히, 미술관을 둘러보았습니다. 저 멀리 어느 공간에서 진행되는 이벤트의 여러가지 소리가 미술관에 조용히 울려퍼지고 있었고, 관객은 저희와 그 이벤트 참가자를 제외하면 거의 없었습니다.

미술관은 깔끔했고 잘 정리되어 있었으나 뭐랄까...마음을 확 잡아끄는 작품의 비율은 지금까지의 여정에서 본 박물관에 비해서 턱없이 낮았습니다. - 당연한 이야기지만요.



물론 드문드문 눈에 확 들어오는 작품이 있었고, 누가 그렸나 살펴보면 허허 이 분 그림이 여기도 있네?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도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윈스턴 처칠이 그린 그림이라든가 하는 것 말이지요.

한가지 맘에 들었던 점은 지역 미술관이라는 입장에서 이 지역에서 활동하는 혹은 활동했던 사람들의 작품을 많이 소장하고 전시하고 있었다는 점이었습니다.


결국 미술관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그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고, 도서관이나 아트갤러리, 공공 시장 등은 바로 그런 사람들을 위한 커뮤니티 센터가 되어야 한다고 저는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위대한 거장의 작품을 보고 즐기는 것도 괜찮았지만, 앞으로 이름을 떨칠지도 모르는 젊고 신선한 안목을 지닌 지역 사람들의 그림을 보는 것도 재미있는 경험이었습니다. 다양한 문화가 어울어지고 그 문화를 숙성시킬 기반이 타국에 비해 잘 구축되어 있는 캐나다에서. 예술은 향후 미래 산업에서 큰 축을 담당할 것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이번 여행에서 본 많은 작품들, 그리고 이날 프레드릭턴에서 본 현대미술품들은 이후 캐나다의 문화산업은 이외로 잘 나갈지도 모르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즐거운 공짜 미술관 관람을 끝내고 B&B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공식적으로 2018년 여름 로드트립 일정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2주 남짓한 기간 동안 저의 작은 차로 동부에서 중부로 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일정은 캐나다에 대한 저의 굳은 생각과 시선을 많이 바꾸어 주었습니다. 그 기억이 생생했을 때 이 여행기를 쓸 수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을...2019년 1월이 다 되어야 이렇게 포스팅을하는 제가 참 한심하긴 하지만 제 상황은 제가 누구보다 잘 이해하니까요(...). 다 써놓은 글을 보고 아내는 얼려 놓은 음식을 다시 꺼내 데워서 먹는 느낌이라고 혹평하지만, 생의 한 단편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저는 이번 여행기에 어느 정도 만족합니다. 무엇보다, 다 썼다는 부분에서 말이지요. 

아마도, 다시 캐나다 중부 여행을 간다면 - 그때는 서부의 벤쿠버까지 달릴 수 있을까요. - 좀더 만족스러운 글을 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때까지, 안녕 온타리오, 안녕 퀘벡, 안녕 뉴브런즈윅. 꼭 다시 보기를.

덧글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