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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Cuba),Epilogue:Nothing gonna change

1. ...이미 저녁 아홉 시가 되었지만 하늘에는 아직 해가 남아 있었다. 아니, 이 정도의 해가 딱 좋지. 황금색, 주황색, 노란색으로 사그라지는 그 아름다운 노을을 멍하니 보며, 나는 포치의 안락의자에 앉아 하루를 마무리 하고 있었다. 내 무릎 위에는 쿠바에서 산 시가 박스가 얌전히 앉아 있었다. 나는 박스를 열어 시가를 하나 꺼내어 코 끝...

쿠바(Cuba),6일차:Havana,You dirty little lover

 택시로 스페인 대사관 앞에 내린 우리는 곧 숙소로 향했다. 우리에게는 시간이 없었지만, 이 짐을 들고 돌아다닐 수는 없으니. 이 나라에 남아있을 시간도 이제는 반나절도 채 되지 않는다. 그 전에, 나는 이 도시에서 좋은 추억을 남기고 싶었다. '인터넷을 하기 위해 근처 광장까지 하수와 오줌을 뚫고 걸어야 하는 그런 도시' 로 내 기억에 남기고...

쿠바(Cuba),6일차:Cienfuegos,복서와 뱃지, 그리고 시가

 이번 여행지 날의 아침이 밝았다. 내일 아침에는 정신없이 공항으로 가서 캐나다행 비행기를 타야겠지. 무언가를 볼 시간도, 살 시간도 없을 것이다. 물론, 투덜거리고 짜증 낼 시간은 충분할 것이라 생각하기에 나는 마지막 시간 만큼은 즐거운 감정으로 색칠하고 싶었다. 가기 전에 조금이나마 많은 것을 알고 싶고, 얻고 싶었다.그래서 말 그대로 새벽...

쿠바(Cuba),6일차:Cienfuegos,당연하지만, 때로는 기대하지 않는 것이 도움이 된다.

 6일차. 우리는 쿠바 여행의 끝을 하루 약간 넘게 앞두고 있었다. 그리고 이날 아침. 청량한 공기와 쎄한 에어콘 소리, 그리고 부드러운 어둠이 가득 차 있던 방에서 눈을 떴을 때 나는 묘한 감정의 림보지역으로 접어들고 있었다.1. 어제 하루 동안, 나는 앙꼰 해변에서 기대를 상회하는 경험과 까사의 저녁에서 기대에 한껏 못 미치는 경험...

쿠바(Cuba),5일차:Trinidad,Maybe this is all I ask to you, Cuba.

 이날, 우리는 느지막이 일어났다. 딱히 잡아둔 계획이 없기 때문이었다. 오늘 우리가 우리의 시간을 할여한 곳은 단 한 곳, 바로 안곤 비치(Playa Ancon)이었다. 1. 파란 카리브의 하늘 아래 따끈따끈한 모래사장에 누워있다 더워지면 시원한 바다에서 수영을 하고, 몸이 식으면 다시 밖으로 나와 백사장에 누워 다이키리를 ...

쿠바(Cuba),4일차:Trinidad,뭘 해야 할지 애매한 이 동네에서 찾은 희망

 여행지의 아침, 눈을 뜨면 응당 그날 할 일에 설래이고 기분이 좋아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때로는 그럴 수 없을 때가 있다. 하기 싫은 일을 해야 한다면 말이지. 예를 들어 쿠바의 환전소에서 환전을 해야 하는 것 같은 것 말이다.이날, 아침 일찍 밥을 먹고 환전을 하러가야 했던 나는 거의 동이 트자마자 일어났다. 사실 그렇게 까지 ...

쿠바(Cuba),3일차:Havana,운 좋게 만난 혁명광장 그리고 트리니다드로

 일찍 가기로 생각하고 묘지 밖으로 나왔으나, 세상은 그렇게 만만하지 않았다. 막상 찾으니 또 택시가 보이지 않는 것이다. 애초에 묘지 자체가 좀 외진 곳에 있기도 하고, 날씨가 흐리다 보니 택시를 잡는 사람이 많기도 했다. 그러니 상대적으로 택시가 뜸해질 수 밖에 없지. 그렇다고 비싼 값에 고급 택시를 타기는 싫고. 그리하여 나와 아내는 좀 ...

쿠바(Cuba),2일차:Havana,렘브란트와 향수, 그리고 허밍웨이

힘들면 재미없다. 멋진 거리도 아름다운 날씨도 몸이 피곤하면 다 보기 싫을 뿐이다. 그래서 나이 먹으면 먼 곳으로 떠나기 힘들다. 이것이 나의 지론이다.환전 과정에서 체력이 방전된 나는 쉬고 싶었다. 그렇다고 숙소에 들어가는 것은 싫고. 그럴 때 쉬면서도 여행을 할 수 있는 곳이 있으니 바로 '한적한' 박물관이나 미술관이다. '한적한'이라는 형용사가 중...

쿠바(Cuba),1일차:Havana,럼럼(Rumrum)에서의 식사,그리고 밤거리

 자고 일어난 하바나의 하늘은 또 비가 올 듯 흐렸다. 겨울은 건기라고 했건만 전혀 비가 오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닌 듯 했다. 비옷을 챙겨갈까 잠깐 고민하던 나와 아내는 일단 그냥 나가보자는 쪽으로 마음을 정했고 결론적으로 나쁜 선택은 아닌 것이 되었다. 일단 해가 저물기 전 저녁을 먹고 올드 하바나쪽으로 야경을 보러가는 것으로 큰 컨...

쿠바(Cuba),1일차:Havana,쿠바국립미술관,그들은 미술을 편애 하는가?

 쿠바 국립 미술관은 혁명 박물관의 뒷마당 - 야외 전시관 - 의 바로 길 건너편에 있었다. 미술관, 박물관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최적의 동선. 케케묵은 군복과 시대착오적인 혁명이라는 주제에 관심이 없던 아내는 박물관에서 탈출하자마자 바로 이 곳으로 향했다. 혁명 박물관의 관리상태에 적히 실망했던 나는 이곳 미술관에 큰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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